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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2024 서울대 대입정책포럼’ 자료집에 따르면 서울대는 정시전형에서 학생부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승연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지난달 29일 열린 포럼에서 발제(2028학년도 서울대 대입전형 개편 방향)를 통해 이러한 방안을 제시했다. 2028학년도 입시부터 정시 2단계에서 수능 60점과 교과역량평가를 40점 반영, 합격자를 가리는 방안이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반영하고 있는데 배점은 20점이며, 수능 배점은 80점이다.
2028학년도 대입전형은 올해 중3이 되는 학생들이 치르는 입시다. 해당 자료집에 공개된 대입개편 방향에 따르면 서울대는 2028학년도 정시에서 1단계 수능성적만으로 모집정원의 2~3배수를 뽑은 뒤 실제 합격자는 교과역량평가로 변별할 계획이다. 이 입학사정관은 “정시 1단계에서 수능 결과로 대학 학업 수행을 위한 기초 학업 소양을 확인하고 2단계에서 교과역량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표준화된 대입 시험인 수능으로는 대학에서의 학업 수행이 가능한지만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이 입학사정관은 “(수능에서) 같은 등급의 성취도를 동일하게 인정해 2단계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부 교과, 심화 평가로 개선
대신 교과평가는 ‘교과역량평가’로 개선하기로 했다. 학생부 교과영역을 지금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겠다는 것. 우선 모집단위별 지정 교과목의 이수 여부를 대입에 반영한다. 의대의 경우 생명과학Ⅱ·미적분·기하 등을 권장과목에 포함, 고교 재학 중 이를 이수했는지 평가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제출한 학생부 교과학습발달상황의 모든 내용을 평가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과목 이수 내용 △교과 성취도 △학업 수행 내용 등 고교 교과 영역 전반을 모두 평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동체 역량’을 추가, 해당 학생의 소통·공감·협력능력 등 인성까지 살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러한 서울대 대입 개편 방향을 수능 축소, 학생부 강화로 해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기존 교과평가를 교과역량평가로 심화하고 반영 비율을 확대한 게 눈에 띈다”며 “이는 현행 정시 교과평가를 수시 서류평가 수준으로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으로 정시에서 학생부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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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정시 교과평가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하게 되면 자율형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특목고)가 유리해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임 대표는 “지금보다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중심 정성평가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특목고·자사고, 상위권 일반고 학생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 중인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에 대해선 △열린 전공 선발 △광역 선발 등 2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열린 전공은 무전공·무학과·무계열로 학생을 선발한 뒤 ‘학부기초대학’에서 1년간 진로 탐색 후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격 취득이 필요한 간호·사범·수의학·약학·의학·치의학 대학이나 예술계열은 선택 가능 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광역 선발은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 그 안에서 전공을 선택토록 하는 방안이다. 교육부는 이 두 가지 유형을 합해 2025학년도 25% 이상을 선발하면, 재정지원사업에서 가산점 만점을 줄 방침이다.
다만 이 입학사정관은 교육부의 ‘정시 수능전형 40% 이상’ 선발 정책의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전공 선발을 확대할 경우 정시 선발 비율을 재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방안은 교육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