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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잡겠다"..일본, IWC 탈퇴 선언[그해 오늘]

전재욱 기자I 2023.06.30 00:03:00

2018년 6월30일, 일본 상업 목적 포경 금지한 IWC 탈퇴
국제사회 오랜 약속깬 배경.."잡아도 고래 안 줄어든다"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2018년 6월30일, 일본 정부가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를 선언했다. 앞으로 상업적 목적으로 고래를 잡겠다는 의미다. 그간 국제사회는 왜 고래를 잡지 않은 것이고, 일본은 왜 잡겠다는 것일까.

(사진=게티이미지)
인류는 오랜 세월 고래를 잡아 고기와 기름을 얻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17세기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방문했을 당시 고래 고기를 대접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은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육식이 금지됐다. 수산물은 절대적인 단백질을 섭취원이었다. 고래 식용 문화가 굳어진 것을 육식금지령에서 찾으려는 시각도 있다.

일본은 19세기 우리 근해에 진출하고 고래잡이를 시작했다. 일제강점기가 시작하자 한국을 본격적인 고래잡이 거점으로 삼기 시작했다. 울산 장생포는 일제의 포경산업으로 흥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고래잡이가 산업화를 이루면서 19세기 말 고래 개체 수는 급감한다. 기름과 고기 소비에 더해 고래 힘줄이 테니스 라켓의 그물에 제격으로 알려지면서 남획이 이뤄졌다. 국제사회는 1946년 IWC를 설립하고 회원국을 대상으로 고래의 상업적 포획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1951년 IWC에 가입했다.

IWC는 1986년부터 상업적 목적의 고래 어획을 아예 금지했다. 대상 고래는 수염고래, 귀신고래, 대왕고래, 참고래, 향고래, 혹등고래, 밍크고래, 브라이드고래 등 12개 종이다. 주로 일본이 식용으로 쓰는 고래이다. 일본은 1988년부터 포경 금지에 동참했다.

일본이 국제사회와 약속을 깬 건 2019년 6월30일. IWC 탈퇴를 선언하고 근해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포경을 시작한다. 대상 고래는 밍크, 브라이드, 보리 등 3종으로 제한하고 연간 어획량도 상한을 뒀다.

일본이 포경을 시작한 배경은 여럿이 꼽힌다. 우선 제한된 방식으로 고래를 잡으면 개체 수가 감소하지 않으리라는 게 일본 정부의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고래 소비량은 1960년대 23만여t을 기록했으나 이후 크게 줄었다. 2018년은 3000t까지 감소했다. 못잡아서 공급이 감소한 측면도 있지만 예전만큼 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크다.

그러니 자국의 식 문화가 IWC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래 고기가 소고기보다 탄소 중립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만 포경산업의 주요 거점 시모노세키는 당시 일본 총리 일본 아베 신조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외려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량은 IWC 탈퇴 이후 줄었다. 2019년 1600t이 소비돼 전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IWC 탈퇴 전에는 남극해에서 ‘연구 목적’ 포경이 허용됐으나 탈퇴 이후 남극해 포경이 금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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