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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명까지 줄인다던 장군 정원 '퇴보'…尹정부, 370명 유지키로[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기자I 2023.02.26 08:37:10

2022 국방백서, 文정부 '국방개혁' 비판적 기술
특히 전 정부서 추진한 장군 정원 감축안 수정
'자리보신용' 장군 직위 없애 국민 신뢰 제고해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을 비판적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은 오히려 증가하고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전력 증강 이전에 무리하게 부대 및 병력을 줄였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장군 수 감축과 국방부 본부 국·과장 직위 문민화, 영내에서 병 휴대전화 허용 등 외형적 측면의 개혁에 치우쳤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시점의 관점에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개혁과제들이 근시안적이고 첨단과학기술 활용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면서 “병 봉급 인상, 평일 일과 후 외출 및 휴대폰 사용 허용, 병사 민간병원 진료비 지원확대 등 병 복무여건 개선을 추진했지만, 초급간부의 업무 과중과 복지의 상대적 소홀, 군 기강 이완 등의 현상 등이 함께 노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국방부는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한 ‘국방개혁 06~20’을 계승한 ‘국방개혁 2.0’을 2017년부터 진행하면서 달성하지 못한 개혁 과제 구현에 집중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2020년까지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2022년으로 시기를 조정하고, 간부 비율은 2017년 31.6%에서 2022년 40.1% 수준까지 늘리면서 민간인력 확대 등 국방인력구조 개편을 추진했습니다.

이중 육군은 상비병력을 2017년 48만3000명에서 2022년까지 36만5000명으로 11만8000명을 감축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단은 8개에서 현재 6개로 축소됐고, 사단도 39개에서 34개로 줄었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이는 계속 진행돼 2020년대 후반까지 부대 개편과 전력증강을 지속한다는 구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상반기 준장 진급자 및 진급 예정자 삼정검 수여식에서 진급 장성으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국방개혁 2.0은 상비병력 감축과 부대 해편 및 감편 등과 연계해 2018년 장군 정원 조정 계획을 수립·시행했습니다. 2017년 말 기준 436명의 장군 정원을 2022년까지 360명으로 감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육군 66명, 해군과 공군은 각 5명씩 줄이는 계획이었습니다.

장군 정원 360명은 1970년대 중반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1971~1977년 베트남전 철수 이후 한국군 현대화 추진 시기에 제대별 규모와 지휘관 계급 등 현재의 편성 기준이 정립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대구조 개편을 통해 장군 직위를 통합하고, 교육·인사행정 등 비전투분야 장군 직위 중 민간 활용이 가능한 직위는 민간 인력으로 전환했습니다. 2021년 375명까지 장군 정원이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장군 정원 축소 정책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급변하는 안보상황에 대한 위기대응 능력 제고와 한국형 3축체계 강화, 국방혁신 4.0의 추동력 확보 등을 고려해 370명으로 장군 정원을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2012년에도 장군정원 60명 감축계획을 수립했지만, 2017년까지 실제 감축된 인원은 8명에 그쳐 대내외 비판을 받은바 있습니다. 국방개혁을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군단과 사단 등이 꾸준히 없어졌지만, 장군정원은 442명에서 2016년 437명으로 단 5명 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들어 잇따라 부대 창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전략사령부와 드론사령부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방부는 정원 내에서 지휘관을 임명한다는 방침이지만, 과거에도 그랬듯 장군 정원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장군 정원의 많고 적음이 무조건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당히 있다 전역하는 ‘자리 보신용’ 직위들은 과감히 없애 장군에 대한 대국민 신뢰를 제고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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