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지사 출사표 낸 이혜훈 "마가렛 대처 되겠다"[인터뷰]

김유성 기자I 2022.04.04 05:22:00

3선 의정활동 ''예산 통'', 경제학박사 ''경제 통'' 강조
"균형발전 피해지역 충북을 IT와 BT 메카로 키우겠다"
''충북의 딸'' 유관순 기념사업회 정비 등 활동 인연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통`으로 충북을 키울 마가렛 대처가 되겠다.”

서울 서초갑 3선(17·18·20대) 국회의원으로 지난달 충북지사 출마 선언을 한 이혜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한국에서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한 경험을 살려 충북지사로서의 역량을 펼치겠다”며 이렇게 다짐했다.

이혜훈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사진=이데일리DB)


이혜훈 예비후보는 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충북을 IT와 BT(바이오산업)의 글로벌 메카로 만들겠다”면서 “청주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오송을 중심으로 한 의학·바이오산업을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는 3선 국회의원으로 충북도내 행정 경험은 없지만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제 전문가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에서 경제 분야를 연구했고 의정활동을 하면서 국가 예산 관리와 운용에 대한 경륜이 있다”면서 “이를 온전히 충북에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충북이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국토균형발전 전략의 희생양인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의 목적이 수도권 인구 분산에 있는데 충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져나갔다”면서 “충북 입자에서는 허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균형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면서 “윤석열의 공정과 정우택이 내세웠던 경제특별도를 합쳐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예비후보는 충북지역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부친의 고향이 충북이고 친가 친척들이 제천에 살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제천의 딸이라는 이유로 정치인이 되면서부터 충북 심부름을 했다”면서 “특히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를 맡아 했다”면서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에 따르면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는 박근혜 정부 때까지만 해도 연 예산 5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했다. 서훈 등급도 3등급에 지나지 않았다. 3.1 독립운동의 주역임에도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는 “서명 운동 하고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몇 번을 말했다”면서 “그래도 해결이 안돼 관련 법 개정까지 하면서 노력했고 결국 1등급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예비후보는 같은 당 김영환 전 의원의 충북도지사 출마 선언에 대해 강한 견제구를 던졌다. 당초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뜻을 밝혔던 김 전 의원은 충북도지사 선거로 급선회했다.

이 예비후보는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경기도지사 후보 여론 조사에서 6등을 하니까 충북으로 내려왔는데, 충북을 정말 우습게 보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어떻게 보면 `경기도 패잔병`이다”면서 “그를 영입하는 것처럼 들러리 섰던 현역 의원들도 부끄러워해야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혜훈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이데일리DB)


다음은 이혜훈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지난주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포부와 공약은?

△‘윤석열의 경제통 이혜훈, 충북을 키울 경제도지사로 충북의 대처가 되겠다’는 다짐이다.

공약은 충북을 IT와 BT의 글로벌 메카로 만들겠다는 데 있다. 충북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산업인 첨단IT, 첨단BT 기지가 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청주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과 방사광가속기, 오송을 중심으로 한 의학 바이오 등이 있다. 이들 산업을 글로벌 메카로 키우겠다.

이 같은 안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본인은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여기에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쌓은 국가발전 전략 수립 경험,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쌓은 예산통 노하우와 경륜 등이 있다. 이를 온전히 충북에 쏟아 붓겠다.

-이혜훈 하면 서초갑이 떠오른다.

△서초갑에서만 3선을 했다. 유별나면서도 활발하게 서초갑 이익을 대변하다 보니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다. 사실 서초갑은 고강도 규제의 대상이었다. 종부세는 물론 최근 부동산 문제 등으로 규제 받았다. 노무현 정부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규제 대상이었다. 박원순 시장 10년도 있었다. 계속 목소리 높이다보니 서초갑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서초갑 이슈를 세간에 알리고 주목받게 하려고 했던 게, 어떻게 보면 효과가 있었다는 뜻으로 보이기도 한다.

-충북 지역과의 인연은?

△본가가 충북이다. 아버지 뿐만 아니라 큰집 작은집 사촌들 다 거기 있다. 어릴 때 아버지가 군인이셨다. 임지를 따라 계속 전학다닐 수 없어 마산 외가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임지를 따라 다녔다. 방학되면 제천에 왔다. 그렇게 자랐다.

‘제천의 딸이다’라는 이유로 정치인이 되면서부터 충북 심부름이 쇄도했다. 기재위를 10년했기 때문이다. 기재위에서 예결산소위원장을 했고 국토위 2년에서도 예결산소위원장을 했다. 기재위 10년, 국토위 2년이다. 각종 개발 계획, 교통망 등 예산 등을 봤다.

충청향우회에서 (본인은) 계급멤버다. 제천향우회는 우리 집이나 다름없다. 충청의 딸이라는 걸로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를 맡았다. 당시 이해를 할 수 없는 게 있었다. 좌파 진영에서 유관순 열사를 왜 폄하하는지. 얼마 전 삼일절에도 ‘유관순 미친 X’라는 시를 올려 논란이 되지 않았던가.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는 1947년 생겼다. 그때는 이승만·김구·조만식·최현배 등 쟁쟁한 민족지도자들이 협회 결성에 참여했다. 제가 맡을 때 즈음엔 1년에 유관순 추모제 식사비 500만원 나오는 게 끝이었다. 손님 많이 오면 500만원 갖고도 모자랐다. 우리가 주머니를 털었다. 그 정도로 열악했다. 건물 임대료나 이런 것은 하나도 안 나왔다. 1년에 딱 500만원이었다.

지역내 많은 분들이 “충청의 딸이 충청의 딸을 살려야하지 않겠냐”고들 하셨다. 그래서 그거 맡았다. 고생했지만 보람도 있었다. 그때 유관순 열사 서훈이 3등급이었다. 대한민국 서훈 1등급만 해도 수백명인데….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다 1등급이다. 해방되고 나서 고관대작 하신 분들이다. 이 땅에서 영예를 누린 분들은 1등급이고, 유관순이 3등급이란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서명 운동하고, 박근혜 대통령한테 몇 번 말씀드렸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어서 사무법 개정까지 해서 야단을 했다. 결국 1등급이 됐다. 그런 일 같이 하면서 충청의 딸로 심부름 20년 한 게 함들었지만 보람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 충북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 민심 돌아선 거 느끼나?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북에서 이긴 후보가 승리하곤 했다. 그 기록이 이번에도 안 깨졌다. 그런데 충남과 세종은 다른 민심이었다. 세종에서 우리가 졌다. 충남과 세종이 또 다른 민심을 보였다. 충북에 시사하는 게 많다.

나가서 유세할 때 깜짝 놀란 게 있다. 충북 사람들의 열기다. 제가 지나가려고 하면 `너 이혜훈이지?` 얘기하는 분들이 있었다. 어떤 분은 “내가 정치인 유세 나온 건 75년 만에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가 “어쩐일로 나오셨나” 물었다. 그러니 “(나라가) 이래 가지고 되겠냐”고 했다. 이런 분들 꽤 많았다.

이게 참 특이했다. 굉장히 열기가 있었다. 우리 충청 사람들은 어디 나가도 소리 안 지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함성도 나왔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대해 윤 후보가 비판하지 않았던가. 그러면 호응하느라 야단이 났다. 그동안 충청 지역을 오래 다녀봤지만 `열기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다. `좋은 성적 나오겠구나`고 생각했다. 실제 그랬다. 바뀌었다.

충북은 의병의 고장이라 하고 충절의 고장이라고 한다. 항일의병이 활발했던 곳이 충북이고 제천이지 않나. 불의를 못 참는 게 있다. 그간 문재인 정부 5년 불의에 대한 분노, 공정에 대한 갈증 이런 게 충북에서 점증됐던 것 같다.

-충북도민들 어떤 메시지 전달하고 싶은지.

△경제가 키워드가 돼야 한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갈증 느끼는 게 일자리다. 소득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수도권에 비하면 충북 집값은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 조정대상 지역으로 문 정부에서 묶였다. 세금 부담도 커졌다. 집값은 오르고 세금 떠안고. 다들 불만이 많다. 이것은 다 경제적 문제이다. 미래 산업이 해결돼야 할 중요한 문제다.

또 한가지가 있다. 균형 발전이다. 충북은 균형발전의 최대 피해자다. 세종시 중심의 균형발전 때문이다. 세종시에 모든 게 집중된다. 세종시가 수도권 인구 분산유입이 목적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집중 지원했다. 그런데 충북에서 대부분 인원이 세종시로 갔다. 충북에서 빠져서 세종시로 가니 충북은 허탈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균형발전이라는 허울에 충북이 사실상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이걸 충북 중심으로 해야 한다. 균형발전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그래서 경제특별도라는 걸 붙였다. 공정한 균형발전이 돼야 한다. 공정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윤석열 공정과 정우택 경제특별도를 합쳐 나가도록 하겠다.

-얼마 전 같은 당 김영환 전 의원이 충북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경기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6등하니까 충북으로 내려온다는 것이다. 충북을 정말 우습게 보는 게 아닌가. 어떻게 보면 ‘경기도 패잔병’이다. 그를 영입하는 것처럼 들러리를 서는 현역 의원들도 부끄러워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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