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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관객 동원에 성공한 ‘부산행’ 흥행 덕에 그렇게 펀드매니저는 ‘개미핥기’로 낙인(?) 찍혔습니다. 개미, 즉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이 수익만 좇던 석우(공유)는 결국 좀비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단초를 제공하죠. 정말 영화처럼 펀드매니저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딛고 올라서는 존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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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은 한국 상업영화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좀비를 전면에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2014년에도 ‘좀비스쿨’이라는 영화가 개봉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7721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이라는 관객수를 감안할 때 ‘첫 좀비 소재 상업영화’라는 타이틀은 ‘부산행’에게 줘야한다는 판단입니다(참고로 기자는 7721명 중 한명이었습니다).
좀비 소재 외에도 영화 주인공 직업이 펀드 매니저인 점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회사 주식 매도를 지시하면서 “개미 입장까지 생각하냐”고 다그치는 모습이 ‘피도 눈물도 없는 금융인’을 연상하게 해 화제가 됐습니다. 좀비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 꽤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군대 대위와의 인맥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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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간에 알려진 펀드매니저에 대한 선입견처럼 영화 초반에는 석우의 이기적인 모습이 나타나는데요. 딸인 수안(김수안)은 물론 상화(마동석)나 성경(정유미) 등과 역경을 뚫고 나가면서 점차 이타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더 극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낳습니다.
영화는 갖은 고생 끝에 성경과 수안 두명(임신 중인 아이까지 하면 세명)만이 안전지대인 부산에 도착하면서 끝을 맺습니다. 좀비 정국이 타개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속편을 기대할 수도 있는 열린 결말이죠. 좀비 바이러스를 퍼트린 바이오기업 주가는 어떻게 됐는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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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지 몇 년 지난 영화를 뜬금없이 공유(Share)한 이유는 얼마 전 증권사 임원과의 만남에서 새삼 다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는 영화 속 왜곡된 증권맨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최근 개봉한 ‘돈’이나 할리우드의 ‘빅쇼트’와 함께 ‘부산행’을 예를 들었습니다. ‘돈’에서 증권맨들을 편향되게 묘사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그는 ‘부산행’에 나온 펀드매니저 또한 과도하게 일그러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실에서도 보면 펀드매니저, 넓게 보자면 기관투자자에 대한 반감은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인식이 영화에서도 투영되는 것이겠죠.
그렇다고 실제 펀드매니저를 ‘개미 등골을 빼먹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개인들이 가입한 상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꽤 많은 수수료를 챙겨가 불만을 사기도 하지만 결국 펀드는 가입자들의 수익이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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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변하고 있다면 개인투자자들도 대응해야 합니다. 수익 실현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기관이 있다면 그곳에 투자하면 간단합니다. 모험자본 시장이 활성화되고 진입 문턱도 낮아지면서 개인들도 얼마든지 다양한 고수익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펀드도 출시돼 얼마든지 가입할 수가 있죠.
고수익을 좇는 상품은 위험도도 높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에 떠도는 ‘카더라식’ 소문에 기대해 한두개 종목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