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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구속 후폭풍…10년 숙원 '유성복합터미널' 백지화 위기

박진환 기자I 2018.03.04 08:00:00

우선협상대상자 하주실업, 본계약 체결 8일로 연기
주요 입점업체인 롯데, '총수 부재' 이유로 의사결정 미뤄
지난 공모참여자로 사업 백지화시킨 롯데가 또다시 파행
시민들·정치권 공분…대전시 행정력 부재도 도마위 올라

대전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이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 등으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주변의 교통체증 등 여러 사회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10여년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또다시 백지화할 위기다. 지난해 민간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진행한 이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주실업은 최근 대전시에 계약 연기를 요청했다. 하주실업과 함께 터미널 내 백화점과 영화관 등 주요 시설 입점을 책임지기로 한 롯데그룹측이 총수 부재를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사업이 안갯속에 빠졌다.

◇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4번째 백지화 위기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은 대전 유성구 구암동 일원 10만 2000㎡(약 3만855평) 부지에 고속·시외버스 터미널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환승센터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현재 150만 대전시민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서구와 유성구에는 낙후한 시외버스터미널과 간이 고속버스터미널만 있어 오랜 기간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위치 또한 옛 도심에 위치해 상습 교통체증을 빚어 이전 및 통합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대전시는 유성나들목 인근 구암동 일원에 고속·시외버스 터미널과 간 BRT 환승센터를 통합한 복합터미널 건립을 추진했다. 사업방식은 민간사업자가 터미널 사업을 맡는 조건으로 대규모 쇼핑시설 입점을 허용하는 민간 개발방식을 채택했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 문제와 사업자간 법적 공방 등으로 사업은 10년 넘게 표류해 왔다.

지난해 4차 사업자 공모를 통해 하주실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물꼬가 트이는가 싶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또다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은 재무적 투자자로 교보증권을, 시공사로 동부건설을 각각 선정하고, 컨소시엄 형태로 공모에 참여했다.터미널의 핵심시설인 쇼핑과 영화관 등은 롯데가 입점하기로 했다.

대전도시공사와 하주실업은 지난달 26일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지만 하주실업측은 ‘롯데의 사업 참여 확약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계약 체결 시기를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하주실업이 ‘롯데쇼핑의 임차확약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라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이는 중대한 연기사유에 해당한다’며 본계약 체결일을 미뤄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전했다. 관련규정상 1회에 한해 10일 범위 내에서 사업협약체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일단 본계약 체결일은 오는 8일로 연기된 상태지만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법정 구속을 이유로 롯데가 사업 참여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지 않아서다. 롯데측은 “현재로서는 이 사업에 참여한다, 안한다를 말할 수 없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 장기 표류 원인 제공 롯데에 비난여론 비등

하주실업이 8일까지 롯데의 사업 참여 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본계약 체결은 무산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작년 공모에서 2위를 차지한 KIPH가 승계한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하주실업이 책임성을 담보한 확약서를 롯데로부터 제출받지 못하면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주실업도 확약서를 받지 못하면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상실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지역에서는 지난 2013년 3차 공모 당시 사업을 따냈다가 이를 무산시켰던 롯데가 또다시 사업을 백지화할 위기로 몰아넣은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당시 롯데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기간내에서 사업협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탓에 소송에 휘말려 장기간 사업이 표류했다. 대전시는 지난해에야 롯데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4차 공모를 진행해 특혜 시비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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