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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500명 탈진… 새만금 잼버리 '파행 위기'

이선우 기자I 2023.08.04 00:00:00

英 새만금 현장에 영사관 급파
일부 참가자 중도 귀국 의사도
행안부, 특별교부세 30억 투입

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폭염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대응 단계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 연합뉴스
[부안(전북)=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지난 2일 개영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계속된 폭염에 조직위원회의 운영 난맥상까지 겹치면서 파행 위기를 맞고 있다.

3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입소 첫날인 1일 4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개영식이 열린 2일에도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이틀 동안에만 5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입소 3일차인 3일까지 온열질환 포함 현장 병원을 찾은 참가자는 1000명이 넘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직위는 대부분이 경증환자라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이날 일부 참가자들은 계속된 폭염과 미흡한 대회 운영을 이유로 중도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외교부는 사태 파악을 위해 이날 오후 영사관을 새만금 대회 현장으로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0년 올림피아에서 1회 잼버리가 열린 영국은 이번 대회에 전체 158개 참가국 가운데 가장 많은 4465명이 참가했다.

전북 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이번 대회가 청소년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조기 폐영을 촉구하고 나섰다. SNS에서도 대회장의 열악한 모습이 퍼지면서 참가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미흡한 대회 운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대회장 내 델타구역에 조성된 한국관광 홍보관 등 전시관들도 이날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2시 반까지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기온이 높은 한낮에 예정된 실외 프로그램은 실내 활동으로 전환하거나 휴식으로 대체됐다.

현장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대회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현장에 상주하면서 실시간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전북도 등은 이날 오후 대응회의를 열고 의료인력 추가 투입, 대회장 내 병상 확대, 그늘막 추가 설치 등의 폭염 대책을 내놨다. 행정안전부는 전북도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즉시 교부하기로 했다.

논란의 잼버리 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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