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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테마(216080)는 오는 9월 스푸트니크V 권리를 가진 러시아국부펀드(RDIF)와 백신 원액 위탁생산 본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앞서 제테마는 RDIF 운영 자회사 휴먼백신(Human Vaccine)과 국내 스푸트니크V 생산을 담당하는 지엘라파 등 3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제테마가 스푸트니크V 원액 생산을 맡게 된 경위는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이 계약물량 6억5000만 도즈에 대한 원액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백신 원액 생산을 담당하기로 했던 이수앱지스는 아파트형 공장에 생산시설이 있어 생산 규모가 작다”며 “한국코러스의 춘천 바이오공장도 전체 계약 물량을 소화할 규모가 안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반면 제테마 원주공장은 스푸트니크V 국내 위탁생산 계약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 규모는 갖춘 것은 물론 생산시설이 톡신 생산 등으로 제조·품질관리체계(GMP)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백신 원액과 톡신 생산 기술에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제테마 관계자는 “백신 원액이나 보툴리눔 톡신 생산과정은 배지를 넣어 세포를 배양하고 정제해, 원액을 바이알(병)에 충전하는 것까지 유사하다”면서 “다만 백신과 톡신 간의 물질 차이로, 미묘한 생산 기술 차이가 있다. 이는 기술이전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제테마는 현재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해 원주공장 3층에 있던 회의실과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전체 리모델링 중이다. 먼저 1000ℓ 배양기 1대는 다음 주 생산 설비가 갖춰질 예정이다. 또 1000ℓ 규모의 배양기 4대를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대는 연내 설치가 완료되고 나머지 2대도 내년 초에 구축될 예정이다. 즉, 총 5000ℓ 규모의 러시아 백신 원액 생산을 위한 배양시설이 갖춰지게 되는 셈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현재 기술이전 상황을 고려했을 때 8월 말이나 9월 초면 배양기가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9월 말이면 러시아 백신 원액 상업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테마의 스푸트니크V 원액 생산 규모는 한국코러스 컨소시엄 계약 물량 6억5000만 도즈의 절반가량을 담당할 전망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1000ℓ 배양기를 한 달 가동하면 400만 도즈의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5000ℓ 배양기가 완전가동되면 연간 생산 규모는 2억4000만 도즈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평균적인 생산수율”이라면서 “상황에 따라 수율이 더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연간 생산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 CMO에 따른 제테마의 매출액은 수직상승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백신 DS CMO 매출을 도즈당 2달러(2284원)로 가정하면, 제테마 백신 CMO 매출액은 2023년까지 9161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4500억원이 넘는 액수다.
제테마 관계자 역시 “스푸트니크V와 라이트 두 종류 원액을 모두 생산할 예정”이라며 “두 백신 모두 회당 가격이 10달러(1만1421원) 정도인데 DS가 DP(완제의약품)보다 단가가 높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테마는 지난해 매출액 207억원에, 5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 전망도 매출액 364억원에 영업이익 64억원에 그치고 있다. 제테마가 기존 매출에 백신 CMO로 연간 약 4500억원 추가 매출이 발생하면 단숨에 50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 전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기대 매출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러시아 현지에서 원액 생산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제테마가 러시아 백신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러시아 백신 컨소시엄 참여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