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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내 인생 답, '철사 매단 형광깃발'에…조소희 '내가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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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I 2020.10.09 04:05:00

2020년 작
시간·공백·은유 등 '인문학적 개념'에 관심
시각적으로 어떻게 드러내보일 건가 고안
나무 종이 실 등 여린 오브제 형체를 바꿔

조소희 ‘내가 하는 일’(사진=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사람을 닮은 나무인형이 떠오른다. 가느다란 다리의 나무의자 위에 동글동글 깎은 나무공을 세웠다. 그 사이론 실을 촘촘하게 감은 보빈을 넣고. 화룡점정은 철끈에 매단 형광색 깃발. “나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고 외치는 듯하다고 할까.

작가 조소희(49)는 시간·공백·은유 같은 ‘인문학적 개념’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잘 드러내 보일 건가를 고안하는 건데. 소재가 독특하다. 얇고 여린 사물을 합치고 뭉쳐 힘을 가진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거다.

가령 작가가 꼽는 대표작이 말이다. ‘편지-인생작업’이란다. 2007년 유학시절부터 지난해까지 13년에 걸쳐 진행한 프로젝트라는데. 그날그날 떠오른 단어·문장을 적어 매일 1∼2장씩 붙이지 않은 편지를 만들어 쌓았단다. 자그마치 1만장이다.

이외에도 실·종이·두루마리휴지 같은 오브제는 작가의 손끝에서 형체를 바꿔갔다. ‘내가 하는 일’(2020)처럼 말이다. 결국 인생에서 답 찾기는, 모호하고 실체 없는 시간을 눈앞에 내보이는 저 소소한 사물에 달렸다는 의미가 읽힌다.

10일까지 서울 금천구 범안로9길 아트센터 예술의시간서 여는 개인전 ‘시간을 은유하는 작품 제목’에서 볼 수 있다. 나무의자·미송·실·보빈·종이·스테인리스스틸봉·황동선. 44×39×175㎝. 작가 소장.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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