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②] 외세의 침략을 막아주던 그곳을 걷다  

강경록 기자I 2017.06.06 00:00:17

강화나들길 ''호국돈대길''

강화나들길 2코스 호국돈대길(사진=한국관광공사) 
강화나들길 2코스 호국돈대길(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오래전부터 강화는 나라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중한 터전이자 외국의 문화가 바닷길을 통해 육지로 들고나던 관문이었다. 여기에 문신처럼 한반도 역사를 새기고, 화석처럼 문화를 남긴 유인도 9개, 무인도 17개로 이뤄진 이곳에 14개 코스 174.9km, 고동도 2개 코스 33.3km, 석모도 2개 코스 26km, 주문도 11.3km, 볼음도 13.6km 등 20개 코스에 모두 310.5km의 나들길 코스가 있다.

나들이 가듯 걷는 길이라는 뜻의 나들길은 바다가 있고, 호수가 있으며 생태계의 보고인 세계 5대 갯벌을 품고 있다. 정동진에서 뜬 해는 정서진 강화도로 떨어진다. 일몰의 풍광을 보려고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쉬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사 시대 고인돌과 고려시대의 왕릉, 건축물 그리고 외세의 침략을 막고 나라를 지키려했던 조선시대 진보와 돈대, 선조의 지혜가 살아 숨쉬는 이 땅을 스쳐간 모든 문화와 생활, 그리고 갯벌과 저어새-두루미 등 천연 기념물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생태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중 현충일을 맞아 걷기 좋은 길은 호국돈대길이다. 강화대교 건너 왼편에 있는 강화역사관에서 시작해 염하를 따라 초지진까지 걷는 15km의 해안길이다. 남과 북의 강물이 함께 흐르는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외국과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섬을 빙 둘러 만든 돈대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이 바로 호국돈대길이다.

2010년 6월 현재 강화나들길은 모두 7개 구간이 개통됐는데, 호국돈대길에 사람이 가장 많다. 강화도를 대표하는 역사 유물이 많고, 접근하기 쉽고, 무엇보다 걷기에 편해서다.

호국돈대길은 도보여행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길이 평탄하다. 해안을 따라 거의 평지를 걷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으로, 중간중간 들를 곳이 많다. 강화역사관부터 용진진·화도돈대·광성보·덕진진·초지진까지 잘 정비된 역사 유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몽골과의 항쟁에서부터 조선시대의 병인, 신미양요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자긍심과 국난극복의 이야기 그 자체로, 강화역사관을 시작으로 길을 걸으면 인조 시절 해안 방어진지 공사를 하며 탱자나무를 많이 심었던 것이 전해지는 400살 먹은 탱자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여행정보

▷코스경로= 강화역사관, 갑곶돈대~용진진~용당돈대~화도돈대~오두돈대~광성보~용두돈대~덕진진~초지진

▷거리= 17㎞

▷소요시간= 5시간 50분

▷난이도= 쉬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