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김도환 숭실대 교수 연구진과 정희태 카이스트 교수 연구진은 포유류의 피부를 구성하는 촉각 세포가 외부 압력을 감지하는 원리를 구현한 ‘점-유탄성’ 고분자 신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소재를 이용해 전자피부를 개발했는데, 기존에 개발된 것보다 전력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소리와 혈압, 일반 터치 등을 정확히 감별해낼 정도로 감도가 좋고 신축성이 높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017년 30호(4월4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최근 지능형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자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피드백 정보를 정확히 제공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러나 인간의 피부가 수 킬로파스칼(kPa)에서 메가파스칼(MPa)의 압력까지 인지하는 반면 기존의 전자피부는 1kPa 미만의 특정 압력 범위에서만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연구진은 포유류 피부의 터치를 담당하는 상피세포인 메르켈 세포의 탄성을 이용한 패치형 소자를 제작했다. 이 소자는 휘어지고 늘어나는 피부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넓은 압력범위의 자극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전자피부가 의료용 로봇에 부착되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거나 정교하고 세밀한 수술을 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즉 기존의 로봇을 사용해 수술을 할 때 의사가 파악할 수 없었던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교량의 이상징후를 측정하는 데 활용되는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대면적 전자피부의 상용화가 앞으로 5년 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환 숭실대 교수는 “이번 성과는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 뿐 아니라 생체진단·치료·수술용 로봇과 같은 보건·의료 등 헬스케어 시스템, 재난·구조, 방위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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