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당국 및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측은 유성신협에 구원파 신도들을 대거 가입시킨 뒤 돈을 출자하게 하고 이 자금을 세모 임직원의 가족과 지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회사 운영에 사용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신협은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직후 114개 단위신협이 구조조정되는 과정에서 파산한 대구광역시 소재 단위신협이다.
금융권은 현재 10여개 단위신협이 유 전 회장 일가 및 계열사에 80여 억원의 대출을 내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원파 신도들의 자금이 부실 여신심사 등으로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에 부당대출을 해줬을 경우 단위신협 연쇄 부실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운 기독교복음침례회(속칭 구원파) 관련 신협 7곳의 금융거래에 대해 특별검사를 벌이고 있다. 구원파 신도 등으로 구성된 신협이 유 전 회장 일가 및 관계사에 부당자금을 지원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세모신협, 한평신협, 인평신협 등 구원파 신도들이 조합원으로 포함된 곳들이 조사 대상이다.
이에 신협의 조합 설립 및 운영 행태나 신협중앙회의 검사 시스템에 제도적 허점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협,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신용금융기관들은 설립 취지 상 조합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요건만 갖추면 자유롭게 설립 가능하다. 다만 조합원 요건은 각 협동조합별로 상이하다. 제약이 가장 적은 곳이 신협이다.
실제로 신협은 종교 단체뿐만 아니라 직업군, 지역, 직장 등 조합원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아 다양한 성격의 단위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종교 신자들이 발기인 모임을 갖고 출자하고 설립요건을 맞출 경우 인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금융위원회 관할 이전에 설립된 이들 조합은 기획재정부의 인가를 받은 곳들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농협, 수협 등은 단위조합 설립 시 농업이나 어업 관련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야 기본 요건이 성립되며 각각 농식품부, 해양수산자원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돼있다. 특정 종교 단체 신도들로 구성된 조합의 설립이 원천적으로 막혀있는 셈이다.
신협과 유사하게 생활인 요건 없이 조합원 가입이 가능한 새마을금고도 직장과 지역 기반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직업별이나 특정 종교의 신도 집단 등 단체의 설립은 불가능한 형태다.
문제는 비조합원인 아이원아이홀딩스나 세모 등에 조합원들의 대출금이 나간 것이 소홀한 여신심사 등을 거쳐 부당한 대출로 이어졌는지 여부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법인대출은 비조합원으로 분류되지만 자산의 1/3은 비조합원 대출도 가능하다”며 “구원파 신도들로 구성돼 설립됐다 하더라도 지역신협으로 발전해 사실상 조합원 구분이 불가능해 특정 단체의 사금고로 활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회가 전체조합에 대한 검사감독권한을 갖고 있지만 금융감독원도 감독 주체이며 정기 감사, 부분 감사, 민원에 의한 검사 등 다양한 형태의 감사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이번 문제가 신협의 시스템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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