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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앱에서 손쉽게 더 싼 금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초반 ‘금융사 입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5대 시중은행 입점 여부가 ‘대환대출 플랫폼 전쟁’의 관전 포인트였는데,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각각 5개, 4개사와 계약을 맺으며 우위를 점했다.
28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이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시작하는 이달 말일에 맞춰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핀다 △뱅크샐러드 5개 업체가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초반 카카오페이·토스 2강, 네이버페이 1중 구도
이데일리가 핀테크사별로 입점이 확정된 금융사를 확인한 결과,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가장 많은 시중은행과 손잡은 데다가 전체 입점 금융사의 수도 20개에 육박해 경쟁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대출 갈아타기에는 시중 5대 은행인 KB국민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이 모두 입점한다. 이달 말 서비스 오픈 때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해 총 15~16개의 금융사가 신용대출 상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페이 전용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시중은행 4곳과 계약을 맺었다. 하나와 NH농협 2개 은행은 서비스 오픈시점에 맞춰 입점하고, 나머지 2개 은행은 시스템 연동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입점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나머지 2개 은행도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두 달 안에 입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 시점 전체 금융사 수는 17~18개 사이로 추산된다.
빅테크로 묶이는 ‘네카토’ 중 대출비교 서비스 후발주자인 네이버페이는 시중은행 유치전에서 다소 고전한 모습이다. 현재 시중은행 2곳의 입점을 확정했고, 한 곳과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대신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18개 저축은행과 모두 입점 계약을 맺으며 상품 경쟁력을 보강했다. 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개수수료를 1% 미만으로 낮춰, 얻어낸 성과다. 단, 시스템 연동에 시간이 걸려, 서비스 출시 시점에는 총 15개 안팎의 금융사가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핀다는 현재까지 1개의 시중은행 입점이 확정됐고, 한 곳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체 입점 수는 10개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뱅크샐러드에는 5대 시중은행이 입점하지 않았다. 1금융권 중에는 SC제일은행이 확정됐고 지방은행과도 입점 논의를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금융사 입점 성적표만 놓고 보면 카카오페이와 토스 2강에, 네이버페이 1중, 핀다와 뱅크샐러드 2약 구조로 대출 갈아타기 시장 판세가 짜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비교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초반 대출 갈아타기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시중은행을 포함해 다양한 금융사들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시장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
네이버페이와 핀다가 각각 시중은행 한 곳과 추가 논의 중에 있고, 아직 카드사·캐피탈사의 대출 갈아타기 입점도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 신규로 핀크가 6월 중, NHN페이코가 3분기 중 대출 갈아타기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핀테크 업계는 공통적으로 5대 시중은행이 대출 갈아타기 참여가 미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정부 대환대출 인프라에 총 23개 핀테크사가 참여하는데, 일명 ‘네카토핀’ 4곳을 빼고 시중은행과 입점 계약을 맺은 곳이 없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시중은행에게 한 개 이상의 플랫폼에는 반드시 참여하라고 눈치를 주니까 마지못해 시늉만 내는 모양새다”며 “그러다 보니 대출비교 서비스 1·2위 업체인 카카오페이와 토스에만 몰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에는 시중은행을 포함해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금융 당국이 대환대출 인프라를 도입한 취지에 맞는 게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란?
금융당국이 구축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하면,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다른 금융사 상품으로 대출을 갈아탈 때 금융사 간 상환이 자동으로 이뤄지게 된다. 지금까지는 차주가 필요한 서류를 들고 금융사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53개 금융사와 23개 플랫폼 사가 참여해, 금융소비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터치 몇 번으로 대출 금리를 비교하고 갈아타기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