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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이란發 랠리후 혼조..다우만 사상최고

이정훈 기자I 2013.11.26 06:07:10

S&P, 약보합권..나스닥, 13년만에 장중 4000 돌파
알코아-캐터필러 강세..에너지관련주는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돌아섰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랠리를 보였지만 막판 차익매물에 밀려났다. 다우지수만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썼다.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7.77포인트, 0.05% 상승한 1만6072.54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2000년 9월 이후 13여년만에 장중 4000선을 돌파한 뒤 2.92포인트, 0.07% 오른 3994.57을 기록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홀로 전거래일보다 2.27포인트, 0.13% 내려간 1802.49에 머물렀다.

지난 24일 이란이 서방사회와 극적으로 핵협상을 최종 타결시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이후 이번주 후반인 28일 미국의 추수감사절 휴장과 그 다음날 블랙 프라이데이 조기 마감 등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에서 10월 잠정주택 판매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자 지수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아울러 이란 핵협상 타결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들이 동반 부진을 보인 것도 부담이 됐다.

헬스케어 업체인 다비타 헬스케어 파트너스가 내년에도 메디케어 가입률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9% 이상 급등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도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4% 가까이 치솟았다.

또한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역시 덕 맥밀런 글로벌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를 내년 2월1일부로 전사 CEO로 임명할 것이라는 발표에 강세를 보였다. 캐터필러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자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보잉은 747-8기와 787 드림라이너 엔진 오류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또다시 2% 이상 하락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원유 관련주들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 칼라일 새 PEF에 14조원 유입..M&A시장 힘실릴듯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이 새롭게 출범하는 투자펀드 자금으로 130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끌어 모았다. 경기 회복과 증시 활황이 계속되면서 이처럼 사모펀드에 자금이 공격적으로 유입됨에 따라 향후 기업 인수합병(M&A)도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칼라일그룹은 이날 미국내에서 현금흐름을 담보로 돈을 빌려 M&A에 나서는 레버리지 바이아웃(LBO)과 소규모 전략적 지분투자를 위해 새로 조성한 투자펀드에 총 130억달러의 자금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자금 조성액은 당초 회사측이 예상했던 100억달러보다 3분의 1이나 높았다. 또 자금을 모으는데 걸린 기간이 2년으로, 가장 최근 100억달러 이상을 조성했던 CVC캐피털파트너스의 7개월보다는 길었지만 어드벤트 인터내셔널보다는 1년이나 짧았다.

칼라일측도 회사와 경영진 등의 자금 10억달러를 펀드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8년말 137억달러에 이르렀던 자금 조달액에는 다소 못미친 수준이지만, 2005년의 78억달러는 크게 넘어선 것이다.

앨런 홀트 칼라일 공동 대표는 “우리 펀드를 이렇게 지지해준 투자자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이 자금을 현명하게 투자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칼라일의 앞선 2005년과 2008년 펀드는 지난 9월말 현재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13%에 이르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이로써 칼라일그룹은 올해 앞선 워버그 핀커스, 실버레이크, CVC캐피털파트너스,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에 이어 100억달러 이상의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한 기관이 됐다.

◇ 전문가들, 美 단기 성장전망 하향..내년 고용엔 낙관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등의 영향을 감안해 경제학자들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반면 앞으로 1년간 고용 성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4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한 올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8%로, 앞선 2.3%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또 내년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 2.7%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5%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성장률이 1.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 반면 내년에는 성장률이 2.6%까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경제 성장 자체는 기대에 다소 못미치겠지만, 앞으로 고용 성장은 현재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중에 민간 비농업 취업자수가 월평균 18만7000명 증가한 뒤 하반기에는 20만21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올해말에 7.2%로 소폭 하락한 뒤 내년 2분기말에 7%까지 내려갈 것으로 점쳤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7.3%였다.

◇ 美 잠정주택 판매, 예상밖 감소..5개월째 뒷걸음

미국의 지난달 잠정주택 판매가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택가격 상승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택경기 확장세가 주춤거리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 10월중 미국 잠정주택 판매지수가 전월대비 0.6% 하락한 102.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9월의 4.6%보다는 하락폭이 줄어든 것이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1.3% 상승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5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아울러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도 1.6% 하락했다. 28개월 연속 상승 이후 두 달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잠정주택 판매는 주택 매매계약에 서명은 했지만 실제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건수를 집계한 것으로, 1~2개월 시차를 두고 기존주택 판매 집계에 포함된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상반월에는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일부 구매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 이후에는 모기지 승인을 위한 국세청(IRS)의 소득 증빙절차를 앞두고 매기가 다소 주춤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장기투자 선봉’ 시겔 “실적전망 감안땐 다우 1만8천선도 적절”

장기투자 옹호자로 잘 알려져 있는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향후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할 때 다우지수가 1만8000선까지 상승해도 적절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겔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우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으로 볼 때 다우지수 1만8000선도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그 역시 “지금 당장 지수가 그 수준까지 간다거나 조정없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현재 시장은 10% 정도의 조정도 보이지 않은 채 장기간 상승랠리를 이어왔다”며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런 조정이 나타난다고 해서 강세장 자체가 끝났다고 보진 않는다”며 “앞으로도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은 양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올 1월 시겔 교수는 다우지수가 연말까지 1만6000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지난주인 21일에 다우지수는 실제 1만6000선을 상향 돌파했다.

시겔 교수는 “올해 기업들은 작년에 비해 10~12%의 이익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경제가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양호한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전망대로라면 내년에도 기업 이익은 올해보다 8% 정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만약 경제 회복세가 더 빨라질 경우 이익 증가폭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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