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3.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경제팀이 관세 정책 속도 조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7.6원 내렸으나 여전히 시장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이 심화되면서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단이 15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태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국내 투자기관들도 저마다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다. 환율 상단이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기관별로 환오픈·헤지 선택지를 두고 투자전략 방향을 신중히 가늠하는 모양새다. 투자은행권 등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환헤지 전략을 선택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환오픈은 환헤지 없이 투자자산을 환율 변동에 노출하는 전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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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의 주요 연기금은 환오픈 전략을 펴온 덕에 원화 환산 수익 증가 효과를 누리는 분위기다. 달러 상승에 따라 해외 투자 자산군의 평가익이 오르는 효과를 톡톡히 보는 덕분이다. 다만 올해 중 환율 하락 가능성과 신규 투자분에 대비해 전략적 환헤지 고민도 불가피한 상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환오픈 전략을 유지해온 덕에 상승 효과를 보고 수익 효과를 누리는 것은 맞지만, 올해 변동성이 높을 것을 감안하면 헤지 전략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가입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공제회는 환헤지 비중 별로 환율 변동성 여파가 상이한 양상이다.
한 공제회 CIO는 “공제회의 경우 특히 성과가 기관별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며 “공제회는 고객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줘야 하는 은행과 같은 기관이라 대체로 반정도 헤지해두는 경우가 많아 연기금처럼 환차익 효과를 크게 보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환 전략을 어떻게 끌고가야 하는지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며 “트럼프 무역 관세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향방에 따라 전략적 헤지를 논의 중인 상황이지만 잠정적인 리스크 요인이 더 있을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