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티권]③당사자 동의없는 초상 등 무단사용시 손해배상 구제
日·英, 최고재판소·대법원 판례를 통해 퍼블리시티권 인정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은 1953년 세계 최초로 ‘퍼블리시티권’을 법원 판례를 통해 인정했다. 당시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의 제롬 프랭크 판사는 판결문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 권리는 사람이 태어나면서 그가 가진 이름 및 초상이나 기타의 그를 특징지을 수 있는 동일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로, 전통적으로 인정되던 프라이버시권 외에도 자신의 초상이 갖는 공개적 가치에 대한 또 다른 권리를 말한다. 인격권에 기초한 권리지만 경제적 피해에 대해 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이러한 배상청구권을 양도하거나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인격권과는 구별된다. 현재 미국은 캘리포니아 등 19개 주에서 주법으로, 그 외 12개 주는 관습법으로 인정된다. 당사자 허락 없이 초상 등을 무단 사용해 발생하는 피해는 손해배상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일본은 2012년부터 최고재판소가 판례를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고 있다. 일본의 한 출판사가 그룹 ‘핑크 레이디’의 멤버 사진을 계약내용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핑크 레이디가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최고재판소는 ‘유명인은 자신의 성명, 초상 등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무단 사용되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영국도 2015년부터 대법원 판례를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했다. 팝스타 리한나가 본인 사진을 동의 없이 무단사용한 의류회사에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본인의 허락 없이 이미지가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하는 것은 사칭(passing off)하는 것과 같은 불법행위’라고 판결문에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등도 민법을 인용해 ‘개인의 초상 등을 허락 없이 무단사용한 자에게 재산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 사법부는 초상은 조형예술 및 사진작품의 저작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당사자 동의 없는 초상의 배포, 전시 등 위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독일은 퍼블리시티권은 소위 이미지 권으로 통용되지만 명문화된 별개의 권리는 아니라는 견해다.
| 2008년 3월 1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세계적인 팝스타 셀린 디온이 ‘Taking Chances’ 월드투어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