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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실은 이념 갈등의 대결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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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4.09.04 06:00:00
“교육 현장에 헌법이 중심이 된 법치주의를 확립시켜야 한다”는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언급은 의미심장하다. “교실은 이념 갈등이나 분열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순수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엊그제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강조한 내용이다. 현재 우리 교육이 마주치고 있는 문제점들을 직시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정책들을 지켜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의 교육 현장은 이념 대립으로 인한 갈등과 마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논란이나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방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관된 정책에 의해서라기보다 교육감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정책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이 문제다. 자사고 취소 논란으로 인해 해당 학교들과 법적인 소송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9시 등교 방침을 놓고도 직장에 출근하려면 먼저 자녀를 등교시켜야 하는 맞벌이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혀 있는 상태다.

국사 교육의 편향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보수·진보 진영의 학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논쟁이 여과되지 않은 채 학교 교실까지 그대로 파급되고 있다. 유관순 열사가 친일파가 만든 영웅이라며 교과서에 누락된 경우가 없지 않은 것이 그런 결과다. 지금의 검인정 체제를 국정교과서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교단에 복귀하지 않은 전교조 전임자들의 직권면직 처분에 이르기까지 교단이 이념성 편향 문제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학교 현장에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초·중·고의 같은 교실에서도 수학능력 차이로 인해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가 하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학교폭력에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이어진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이념을 가르치는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역시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은 자꾸 가중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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