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연준이 이끄는 ‘강달러’…환율 1400원 경계 지속[주간외환전망]

이정윤 기자I 2024.11.17 07:00:00

지난주 환율 1410원 돌파, 연고점 재경신
트럼프 2기 인선·정책, 연준 위원 발언 주목
미국·유럽·중국 경제 지표 따른 환율 변동성
국내증시 외국인 수급도 관심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번주 외환시장에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관련된 소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따라 달러화 강세의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의 경계감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에도 계속되는 ‘트럼프 트레이드’에 환율은 지난 14일 장중 1411.1원을 터치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여기에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할 신호가 없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달러인덱스는 107을 돌파하며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외국인 순매도로 인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환율은 1400원 하단이 유지됐다.

◇트럼프 랠리와 연준 금리인하 지연

사진=AFP
이번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과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미국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트럼프 정책은 강한 추진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도 관건이다. 4분기 들어서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 시장뿐만 아니라 물가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

오는 18일과 21일에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21일에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연설을 한다. 이들도 금리 인하를 늦추는 데에 동참한다면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지표 확인하기

사진=AFP
19일 나오는 미국 10월 신규주택착공과 기존주택매매, 1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등 주택 관련 지표는 보합 수준 등락이 예상된다. 연준의 빅컷(50bp 금리 인하) 이후 오히려 경기 인식 개선 속에 시장금리가 반등했다. 경기 인식 개선에도 고금리 부담이 주택 수요와 공급을 제약하고 있다. 주택 경기 회복 지연으로 단기 경기 반등 강도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선 불확실성에 지연된 생산과 투자가 재개되면서 미국 제조업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에는 미국과 유로존의 11월 S&P Global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선진국 서비스 중심 수요가 재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가 간, 산업 간 차별화가 소폭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로존 제조업은 고관세 경계와 중국 부양책 경계에 상대적으로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 시장금리 하락 효과로 서비스업 회복세가 강화될 수 있다.

20일에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3.10%)과 5년물(3.60%)을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금리 인하에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에 달러·위안 환율은 7.2위안을 돌파했다. 금리 인하를 재차 단행할 경우 위안화 약세와 증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추가 강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트럼프 관세 정책 등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국이 자국 통화 가치의 절하를 어느정도 용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결국 1400원대에 이미 진입한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환율 상승 피로도가 점차 누적돼 모멘텀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연말과 연초 중 뚜렷한 하락 모멘텀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환율 역시 달러화와 연동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자금 이탈과 달러 통화선물 매수 등이 주요 수급 주체이나 점차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면서 “달러화와 연동을 감안해 환율은 1400원 중반까지 상단을 열어놔야겠지만, 과도한 변동성 확대 경계는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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