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매출 9천억' 천연물신약 스티렌 성공비결[400조 천연물 신약 쟁탈전]③

나은경 기자I 2023.07.28 10:50:51

'효능 의심' 편견에 데이터로 효능 입증 노력
누적 1조 앞둔 21년차 신약...연구·개량 'ing'
위산분비억제제·소염제 병용시 소장출혈 줄어
"2025년 다섯 번째 NEW '스티렌' 선보일 것"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엄밀히 따지면 ‘아스피린’도 천연물약인데 ‘천연물약’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과 간혹 마주칩니다. 그래서 더 약효를 데이터로 입증하려고 노력한 것이 ‘스티렌’의 장수 비법이 됐습니다.”

‘스티렌’을 담당하는 동아ST 소화기팀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화 책임, 조정호 수석, 김지수 책임, 장재범 책임 (사진=동아ST)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 동아쏘시오그룹 사옥에서 만난 동아ST의 조정호 마케팅실 소화기파트 수석은 “보통 ‘부작용이 크면 약효가 좋고, 부작용이 작은 약은 약효도 별볼일 없지 않냐’는 편견이 있는데 스티렌(성분명 애엽95%에탄올연조엑스)은 이 편견을 극복하고 부작용이 작으면서도 약효는 더 좋다는 것을 입증하려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이듬해 출시된 ‘21년차 신약’ 스티렌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임상 데이터와 연구결과를 업데이트하는 중이다. 지난 5월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티렌의 성분인 애엽에 함유된 유파틸린이 아스피린과 병용처방됐을 때 소장출혈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레바미피드 등 많은 위점막보호제가 있지만, 이중 아스피린과 병용처방시 소장출혈위험 감소 효과가 있음을 보인 성분은 유파틸린이 유일하다

지속적인 연구는 스티렌 매출 반등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2011년 연간 881억원의 매출을 내던 스티렌이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규모가 20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스티렌 출시로 개화된 국내 애엽시장 규모도 2020년 1356억원에서 2021년 1287억원으로 줄며 큰 변곡점없이 제자리걸음 중이다. 2010년부터 위산분비억제제(PPI) 제제가 시장에서 세를 늘려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PPI제제와의 병용처방으로 돌파구가 열렸다. 보통 소화성궤양용제는 PPI제제로 분류되는 공격인자억제제와 스티렌으로 대표되는 위점막보호제, 즉 방어인자증강제가 있다. 이승화 책임은 “공격인자억제제인 PPI와 방어인자증강제인 스티렌은 서로 다른 계열의 소화성궤양용제로 병용처방이 가능하다”며 “아스피린과 같은 소염진통제나 PPI제제가 소장손상을 유발하므로 고령 환자는 특히 위점막보호제와의 병용이 요구된다. 앞으로 PPI제제 시장이 커질수록 위점막보호제 시장이 파이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임상현장에서는 병용처방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수석도 “연 매출을 다시 500억원 규모로 반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복약순응도 개선작업도 준비 중이다. 2002년 12월 첫 출시 이후 스티렌은 네 차례 개량됐다. 가장 먼저 캡슐에서 불쾌한 약제 냄새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정제로 바꿨다. 후속 개량에서는 삼키기 편하게 무게를 37%, 제형 길이를 18% 줄였다. 가장 큰 변화는 복약주기를 일 3회에서 2회로 줄인 ‘스티렌2X’ 출시다. 플로팅기술이 적용된 이 제품은 약효가 서서히 발현되므로 기존 약보다 적은 횟수로 복용해도 약효는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후 스티렌2X도 무게는 18%, 길이는 30% 축소해 편의성을 개선하면서 입지를 높여갔다. 지금은 스티렌과 스티렌2X의 매출 비중이 4 대 6이 됐다. 여기에 다섯 번째 개선작업이 이뤄지면 현재 8개국(△남아프리카공화국 △몽골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이란 △카자흐스탄 △필리핀)인 수출국가도 확대할 계획이다.

조 수석은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개량작업을 거쳐 새 스티렌을 2025년 말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새 스티렌의 개발을 마치면 2026년에는 남미, 유럽 등으로 해외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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