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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불러온 '빈곤 속 풍요’…한쪽은 성과급, 한쪽은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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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I 2022.02.03 05:00:00

지난해 대기업 역대급 실적…성과급 잔치
은행도 리스크 관리차 고신용 대출 늘려
코로나19로 벼랑 몰린 자영업자와 대비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맞은 이번 설 명절, 양극화가 더욱 심화한 것은 지난해 업권별 상황이 천차만별로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역대급 호황을 맞아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고신용 직장인들의 지갑이 두둑해졌다.

수출중심 대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역대급 호조를 보였다. 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가 관련 사업부에 기초상여금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SK하이닉스도 기본급 300%를 내놨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기아차도 글로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도 7년 만에 최대 연간실적을 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도 두둑한 성과급을 내놨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소상공인이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한 것도 자금 양극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고신용자가 빌린 대출액은 전체 75.5%에 달했다. 은행권이 코로나19 이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상환능력이 양호한 고신용자 위주로 신용배분을 더욱 확대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은행들이 창구 문을 조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은 제2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말 그대로 곡소리가 났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5일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 회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모여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릴레이 삭발식을 열었다. 오호석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은 목숨줄을 걸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생존권 지키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피해 소급 전액 보상 등을 요구했다.

항의할 힘도 없는 소상공인들은 그나마 숨통을 틜 수 있도록 대출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물론, 시중은행 문도 두드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당은행만 보면) 설 연휴 직전 일주일간 신용대출 잔액은 3000억원 가량 줄어들었지만,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오히려 4000억원 늘었다”면서 “고신용자들과 소상공인 사이 자금 상황이 극과 극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렵게 대출을 받아 자금을 융통했다고 하더라도 갚을 길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눈앞이 캄캄한 자영업자들이 결국 가게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551만3000명으로 1년 만에 1만8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게 문을 닫고도 대출 원금 상환을 어떻게든 늦추기 위해 폐업을 통보하지 않는 자영업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가게를 급매도한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해온 A씨는 “권리금에 인테리어까지 8000만원이 들어간 사업장인데, 권리금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이마저도 안된다면 권리금을 안받고도 넘겨야 하나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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