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손질..초연같은 재연 무대 펼쳐
권은아 연출 "극 전체적으로 95% 바꿔"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던 옛말이 무색한 두 번째 ‘코로나 추석’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향 방문과 성묘도 자제해야 하니 아쉬움이 큽니다. 닷새간의 추석연휴, 오랜만에 친구나 연인, 가족들과 함께 안전한 공연장에서 재미있는 공연 한 편 보면서 코로나블루를 날려보는 건 어떨까요? 연휴 기간 볼 만한 공연을 추렸습니다. 당신에게 최고의 재미와 감동을 안겨줄 작품들입니다. 이데일리가 자신있게 이 공연을 추천(이공추)합니다. <편집자 주> | 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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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품 맞아?”
2019년 초연 후 2년 만에 다시 찾아온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인물들의 기본 설정만 남겨놓고, 무대 세트, 음악, 안무, 조명, 영상, 특수 효과 등 거의 모든 부문을 손질해 ‘초연’같은 ‘재연’을 펼치고 있다. 초연을 봤던 관객들은 어리둥절해 할 정도로 큰 변화다. ‘엑스칼리버’의 권은아 연출은 “초연과 100% 일치하는 장면이 단 한 장면도 없다”면서 “극 전체적으로 95%는 바뀐 것 같다”고 밝혔다.
‘엑스칼리버’는 아더왕의 전설을 새롭게 재해석해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넘버로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2%, 약 12만명의 관객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권은아 연출이 이끄는 이번 시즌, 초연의 일부 장면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새로운 넘버를 추가해 완성도를 높인 ‘엑스칼리버’는 라이선스 뮤지컬의 홍수 속에서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 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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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초연과는 확연히 다르다. 초연은 멀린이 주술을 외우며 아기 아더를 들어올리는 장면으로 극을 시작했다. 하지만 멀린이 마치 아기에게 마법을 거는 것처럼 비춰져 문제였다. 재연은 여러 나라로 갈라져 끊임없이 영토 싸움을 벌이던 당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진정한 왕을 탄생시켜 평화를 가져오고 싶었던 멀린의 진정성을 부각시켰다. 또 백파이프 사운드를 깔아 다른 시대로 이동하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새로 추가되고 편곡된 넘버들이 극 전체의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이번 시즌 △아더의 ‘언제일까’ △합창곡 ‘찬란한 햇살’ △멀린이 아더에게 다가올 미래를 예언하며 부르는 ‘원의 완성’ △1막 엔딩곡인 아더의 ‘결코 질 수 없는 싸움’ 등 총 4곡이 추가됐다. 또 아더와 기네비어의 듀엣곡이었던 ‘그가 지금 여기 있다면’은 트리오로 바뀌었고, 기네비어의 솔로였던 ‘붙잡으려 해도’의 리프라이즈가 생겨 랜슬럿과 듀엣으로 부르는 등 기존 노래에도 변화를 줬다.
| 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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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의 캐릭터는 더 순수하게 그려졌다. 바위에 꽂힌 검이 스르륵 빠질 때 신기해 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후 아더가 랜슬럿과 기네비어를 훔쳐 보는 장면, 기네비어를 구하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 아버지가 만들어준 원탁을 바라보는 장면 등에서 순수한 아더가 포착된다. 아버지를 잃은 뒤 사납게 변모하는 아더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기네비어는 초연 때도 ‘신여성’의 상징이었지만, 마지막에 수녀가 되는 설정이 어울리지 않았다. 심지어 활을 들고있지만, 한 번도 활을 쏘지 않았다. 이번 시즌 기네비어는 여자들에게 활 쏘는 법을 훈련시키고, 싸움 중에는 화살로 적을 맞춰 랜슬럿의 목숨을 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캐릭터로 표현했다. 기네비어가 부르는 넘버의 노랫말도 일부 수정했다.
‘엑스칼리버’의 과감한 변신에 평단과 관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번 시즌 ‘엑스칼리버’는 김준수, 카이, 서은광, 도겸, 이지훈, 에녹, 강태을, 신영숙, 장은아, 민영기, 손준호, 최서연, 이봄소리, 이상준, 이종문, 홍경수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1월 7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 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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