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신년 계획으로 금주를 결심하는 이들이 많지만 며칠을 넘기지 못하고 작심삼일이 돼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을 위해 술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년 실패를 반복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무작정 술을 끊겠다는 마음만으론 금주를 성공하기 어렵다”며 “굳은 의지와 함께 새해부터 아예 술자리를 피하거나 기간을 정해 서서히 음주 빈도를 줄이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나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술을 마시지 않고 무작정 참는 방법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며 “오늘 하루만 마시지 말자는 생각으로 기간을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차차 늘려간다면 금주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신년을 맞아 피하기 어려운 회식이나 모임 등의 술자리도 금주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수직적인 조직사회에 있는 직장인들은 윗사람이 권하는 술을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허 원장은 “우리나라는 모임에 술이 빠지지 않는 관대한 음주 문화를 갖고 있어 금주를 하기 힘든 환경”이라며 “술잔을 한번 받기 시작하면 자꾸 술을 권하므로 금주 계획을 세웠다면 미리 주위에 알리고 첫 잔부터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에 본인의 절주 계획을 선포하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새해가 되면 SNS에 한 달간의 금주 각오를 올리고 서로 실천을 독려하며 1월 한 달 동안 술을 끊는 ‘드라이 재뉴어리’ 캠페인이 매년 음주예방 자선단체에 의해 실시되고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작년에 참가한 400만명 중 1월 한 달 동안 ‘완전 금주’에 성공한 사람들은 캠페인 후 음주 빈도와 일일 음주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금주에 성공하기 위해선 술을 대체할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허 원장은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오랜 음주로 알코올에 민감해진 뇌는 습관적으로 술을 찾게 된다”며 “술 없이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금주 성공을 좌우하는 만큼 본인에게 맞는 운동이나 문화생활과 같은 건강한 스트레스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일 진심으로 술을 끊겠다는 각오와 구체적인 계획 실천에도 불구하고 금주에 실패한다면 혼자서 술을 끊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지역 내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전문병원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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