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들은 앞으로도 ‘슈퍼사이클’을 누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조준해 총구를 겨눌 가능성이 커 ‘줄소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불공정 무역행위를 조사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31일 특정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반도체 기기 및 부품과 해당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를 개시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반도체 패키징시스템 전문업체인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앞서 테세라는 지난 9월 28일 “삼성전자와 일부 자회사가 반도체 공정과 본딩(bonding), 패키징 기술, 이미징 기술 등과 관련된 24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ITC와 연방지방법원 3곳, 일부 국제재판소 등에 제소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ITC 개입을 이유로 미국의 통상압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 보다는 반도체 기업을 향한 특허괴물의 공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테세라는 램버스, 인터디지털, 인텔렉추얼 벤처스, 라운드 록 리서치 등과 함께 대표적인 특허괴물로 꼽히는 회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세라가 ITC에 제소를 한 것은 이미 법원에 제소한 소송을 본인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의도이지, 통상 압박과 연관짓기 어렵다”면서 “테세라의 목적은 어떻게든 소송을 통해 돈을 벌려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공식 입장을 자제한 채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테세라의 iTC 제소후 법무팀을 통해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미국에 소재한 넷리스트는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가 ‘RDIMM’, ‘LRDIMM’ 등 2개 메모리 제품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넷리스트는 지난해 9월에는 서버용 메모리 특허침해를 이유로 ITC에 SK하이닉스를 제소한 바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미국의 Elm이 지난 2014년 11월 TSV, MCP 특허침해를 문제삼아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까지 특허 침해와 관련해 총 3건의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특허침해 소송이 앞으로 더욱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노린 특허괴물들의 공격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테세라의 특허침해 소송도 삼성전자와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도체협회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특허침해 소송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는 않았지만,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특허소송에 휘말리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우리 기업을 타깃으로 한 특허괴물들의 소송은 아닌 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지식재산보호원 관계자는 “올해 9월까지 해외 NPE의 우리 기업을 향한 소송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 NPE의 우리 기업을 향한 공격은 2015년 194건에서 지난해 87건으로 대폭 감소했다가, 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보호원 측에 따르면 6월 현재 NPE와 우리 기업의 소송 건수는 44건이지만, 비공식 집계된 9월 현재 수치로는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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