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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동양풍 미스터리물…리디 ‘허릉몽’

김정유 기자I 2024.03.30 06:00:00

2020년 리디공모전 우수작, 흑백작화 눈길
동양 세계관에 미스터리 결합, 색다른 조합
인간의 탐욕 생생히 그려내, 스토리 전개 탁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리디 ‘허릉몽’

웹툰 ‘허릉몽’은 2020년 리디가 진행한 ‘1등 1억 리디 웹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우선 작화가 처음부터 시선을 이끈다. 마치 출판만화 시절의 소년 만화를 연상케 하는 흑백 작화가 특징이다. 펜 터치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고품질 작화는 웹툰을 보자마자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작화부터 눈길이 가는데 스토리는 더 몰입도 있다. 타 작품들에서 보기 힘든 동양풍의 미스터리물이다. 보통 동양풍 세계관의 웹툰은 장르가 한정적(무협 등)인데 ‘허릉몽’은 미스터리물이다. 이색적인 조합이 독자의 흥미를 더 돋운다.

스토리 전개도 흥미진진하다. 우연한 기회에 가문의 비밀을 파악하고 사건의 방아쇠를 당긴 상인과 주인공 표걸이 괴물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을 긴박하게 풀어냈다. 표걸이 아버지, 형제, 부인 등 여러 가족과 대립하는 모습도 극에 긴장감을 유발한다.

가족과 연이어 갈등을 빚는 표걸과 반대로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긴 시간을 보내며 여느 가족보다 끈끈한 상인과 형제들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대조적인 구도로 극의 스토리를 더 흥미롭게 풀어간다.

‘허릉몽’은 인간의 욕망과 본모습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괴물이 실제론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존재란 걸 알게 된 표걸의 가족들이 서로 망가지는 모습을 그린다. 가족을 중시하던 표걸은 이 괴물 때문에 역으로 가족들과 멀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마주친다. 인간의 욕심이 그 어떤 괴물보다도 더 무섭다는 진리를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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