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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새로운 집권 시기에 들어 미국을 추월하는 ‘중국몽’(中國夢)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로 임명된 지 보름만인 2012년 11월 이같은 집권 이념을 발표했다. 중국이 세계 패권을 다시 가져와 미국을 넘어서는 1등 국가가 되겠다는 야망을 꺼낸 것이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2010년 이후 2배 이상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처음 집권했던 2012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젠 1인당 소득이 아르헨티나와 러시아를 추월해 세계은행이 정의하는 고소득 상태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집권을 정당화하는 명분도 ‘강한 중국’을 만들고 있다는 리더십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2일(현지시간) 국가안보전략(NSS)를 공개하면서 중국이 “국제질서를 재편할 의도와 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경쟁자”라고 평가하면서 “효율적인 경쟁을 통해 미국이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까지 제한하며 공급망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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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공동부유를 추진하기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대로 떨어졌고 올해 정부가 발표한 목표 ‘5.5% 안팎’은 요원해졌다. 시 주석이 ‘제로코로나’를 고집하면서 소비는 침체됐고 부동산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올해는 설상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며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금리인하 등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에 힘 쏟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중국은 언제까지 ‘돈풀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최근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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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당대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시 주석이 ‘영수(領袖)’ 칭호를 받는지다. 영수라는 표현은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모택동)에게만 쓰였고 이후에는 ‘일인자’ ‘핵심’이라는 말로 대체됐다. 시 주석이 3연임을 넘어 4연임, 심지어 종신집권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면서 1970년대생 젊은 후계자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중국 공산당은 피라미드 권력 구도를 갖고 있다. 약 1억명의 당원 중 핵심 권력층은 시 주석이 포함된 7인 상무위원, 그리고 이들이 속한 25인 정치국원이다. 이미 선출된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의 대의원 2296명은 당대회 기간에 약 200명의 중앙위원과 150여명의 중앙후보위원을 선출해 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한다. 이어 당대회 폐막일(22일 예상) 다음날 열리는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중앙위원회의 핵심인 정치국원 25명이 정해지고, 그 가운데 최고지도자 그룹인 상무위원 7명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회에서 내정된 명단을 중앙위원회가 추인하는 셈이다.
중국 공산당 최고위 간부는 당 대회가 열리는 해를 기준으로 67세까지는 계속 기용될 수 있고, 68세부터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칠상팔하’(七上八下)라는 암묵적인 관례가 있다. 칠상팔하 원칙을 적용하면 시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6인 중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한정 부총리가 물러나야한다. 하지만 시 주석이 스스로 이 기준을 깬 만큼 노장이 다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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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고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을 배경으로 한 후진타오 전 총리의 핵심 세력인 리커창 총리,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이 상무위원으로 유임하고, 후춘화 부총리가 상무위원에 진입한다면 시 주석은 연임을 하되 많은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8명 정치국원이 누구의 세력으로 채워지느냐도 중요하다.
중국의 2인자인 신임 총리가 누가 될지도 권력 구도를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리창 상하이 당서기를 리 총리 후임으로 올릴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그동안 부총리 출신이 총리를 했다는 점에서 왕양 정협 주석 또는 후춘화 부총리가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