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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음식에 대한 혹독한 평가와 오명은 역사와 지리적 고충에서 비롯됐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은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는 인식을 퍼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전쟁으로 식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영국은 1940년부터 1954년까지 14년간 강력한 식량 배급제를 단행했다. 설탕, 버터, 고기 등 필수 식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당시 맛은 배부른 사치로 여겼다. 음식의 최고 가치와 목적도 맛보다는 ‘생존’에 필요한 ‘열량’을 공급받는 것이었다. 결국 향신료 사용을 줄이고 단순화한 요리법은 밋밋한 맛으로 이어졌고, 영국에 주둔하던 미군들 사이에서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 나갔다.
이보다 앞서 18세기 중반 시작된 산업혁명도 영국 식문화 발달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 급격한 도시화로 농촌을 떠난 노동자들은 신선한 식재료를 구할 여유가 없었다. 긴 노동시간에 쫓겨 통조림 등 가공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게 되면서 지역별로 이어오던 전통 요리법, 장인 정신이 깃든 식문화는 제자리를 잃어갔다.
섬 국가인 지리적 특성, 종교적 요인도 한몫했다. 척박한 기후 탓에 채소와 과일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데다, 추운 날씨에 식재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염장을 하거나 푹 삶으면서 식감은 사라지고 풍미는 단조로워졌다. ‘금욕’을 강조했던 청교도 윤리는 음식을 즐기는 행위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사치로 여겼다. 음식은 그저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에 불과했고, 그 과정에서 요리 기술은 자연스럽게 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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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국 음식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로 ‘신선한 재료’와 ‘든든함’으로 꼽았다. 기교보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로스트’ 문화의 본고장이라는 자부심이다. 일요일에 가족, 친지가 모여 먹는 전통 구운 고기 한 상 차림인 ‘선데이 로스트’(Sunday Roast)가 대표적이다. 소고기 등 고기를 오븐에 굽고 요크셔 푸딩과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인 선데이 로스트의 맛은 재료의 품질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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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소장은 “영국은 인도의 향신료 문화를 자기 입맛에 맞게 현지화했다”며 “런던을 중심으로 한 영국의 외식 문화는 인도·동남아·중동·한식 등 다양한 민족 음식이 고르게 뿌리내린 다문화 미식의 현장에 가깝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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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영국의 미식 문화를 국내에서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오는 3월 말 예정된 대규모 팝업 행사를 통해서다. 주한 영국대사관과 영국관광청이 협업한 행사에선 포트넘 앤 메이슨 등 영국의 대표적인 티 브랜드부터 다양한 식료품 브랜드가 참여해 영국 음식의 진면목을 선보일 예정이다.
허 소장은 “영국 미식의 강점은 현지 음식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 음식을 품어 자기 색깔로 바꾼 유연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영국 음식에 대한 편견을 깨고 매력을 발산하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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