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탐사 보도 전문 기자 겸 작가인 저자가 제시하는 가상의 핵전쟁 발발 상황이다. 핵전쟁의 결말이 인류의 종말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핵전쟁이 ‘어떻게’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토머스 셸링 등 핵개발 관련 과학자, 리언 패네타 전 CIA 국장 등 수십 년 동안 핵전쟁을 계획한 인물들을 독점 인터뷰해 이를 바탕으로 핵전쟁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책은 북한이 1메가톤 열핵탄두를 장착한 ICBM ‘화성-17’을 미국 워싱턴 D.C.를 향해 발사할 경우 벌어질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는 러시아 등 각국의 오인과 혼란으로 이어지고, 결국 24분 만에 미국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72분 뒤에는 인류 종말이라는 역사상 최악의 비극과 마주한다.
핵전쟁 발생 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각종 정부 기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가상의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설득력을 더한다. 한 편의 재난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공포스럽다.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시나리오에는 ‘해피엔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전쟁의 결과로 생명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는 폐허가 된 지구를 묘사한 장면에 이르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우리 모두의 적은 핵무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는 지금이라도 핵전쟁 위기를 끝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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