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광진구 영동교골목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사용 비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되물었다. 시장에서 20년 넘게 방앗간을 운영 중인 이 상인은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뭐라도 더 받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설 연휴 직전인 금요일 오후임에도 이날 시장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소비가 위축된 탓에 명절 대목에도 시장 상인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정부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내수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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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15% 할인된 금액에 구매할 수 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에서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국민의 물가 부담을 덜고 시장 상인들의 매출 확대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디지털 상품권을 사용하면 결제액의 15%를 돌려주는 환급 행사도 진행한다. 온누리시장, 온누리전통시장 등 12곳의 온라인 전통시장관 특별할인전에서는 디지털상품권으로 상품을 구매하면 5% 할인쿠폰을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상품권 구매 할인(15%), 환급행사(15%), 온라인전통시장관 할인쿠폰(5%)까지 모두 적용받으면 최대 35%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중기부는 지류형이 아닌 모바일·카드형에만 이번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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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에서 7년째 김치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문 앞에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라는 팻말을 내걸었지만 정작 “디지털 상품권은 받지않는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결제 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 어려워서 못했다”며 “시장에 젊은 사람도 오지 않는데 그걸 쓴다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중기부는 디지털 상품권이 현장에 정착해 나가고 있다고 보고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대구 팔달신시장의 한 가게가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으로 월평균 63억원 매출을 올린 사례와 같은 부작용도 고려한 조치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류형은 설 특별판매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기존과 같이 5% 할인을 적용받아 구매할 수 있다”며 “고령층도 디지털 상품권으로 충분히 구매·판매가 가능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