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가자… 옥석 가리는 개인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는 롯데렌탈 뿐 아니라 아주스틸,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브레인즈컴퍼니 총 3곳의 청약이 진행됐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기업에 시가총액 2조원 수준의 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주스틸은 철 강판에 색을 입히고 가공할 수 있는 ‘컬러 강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브레인즈컴퍼니는 지능형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다.
이날 아주스틸은 경쟁률 1419.73대 1을 기록해 증거금으로 약 22조3089억원을 끌어모았다. 브레인즈컴퍼니는 경쟁률 1190.39대 1을 기록, 증거금 2조2320억원을 모았다. 롯데렌탈의 통합 경쟁률이 65.81대 1에 그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롯데렌탈의 증거금은 8조4001억원 수준으로 아주스틸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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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평가 논란 속 이름값 못한 대어 된 크래프톤
지난주 크래프톤과 원티드랩 청약도 비슷했다. 지난 2~3일 진행된 청약에서 크래프톤은 ‘게임 최대어’라는 이름값에 무색한 경쟁률 7.79대 1, 증거금 5조358억원에 그쳤지만, 원티드랩은 경쟁률 1731대 1을 기록하며 증거금을 5조5291억원이나 모아 크래프톤을 앞질렀다. 크래프톤의 주당 공모가가 49만8000원, 원티드랩이 3만5000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 상황에서 개인의 선택이 갈려 낮은 공모가에도 불구, 더 많은 증거금을 끌어모은 것이다. 원티드랩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채용 매칭 플랫폼 서비스 ‘원티드’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증권신고서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왔던 크래프톤은 코스피 상장 첫 날인 10일 시초가 대비 한 1.23%(5500원) 오른 45만4000원으로 마무리했다. 시초가가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10% 가량 낮게 결정됐고, 장중 ‘단타’에 나선 이들로 인해 정적VI(변동성 완화장치)가 2번이나 발동됐다. 장중 40만5000원까지도 빠지며 공모 밴드의 하한이었던 40만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개인은 1244억원, 기관은 1034억원어치를 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628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쏟아냈다.
크래프톤에 대해 단순한 기대감보다는 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한 가치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사실상 단일 지식재산권(IP)에 의존하고 있고 플랫폼 매출도 모바일이 8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은 25~30배를 웃돌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시적인 IP와 플랫폼 확장의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리레이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옥석가리기 불가피
IPO 슈퍼위크를 마무리한 결과 공모주 대어 불패 공식은 깨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SK바이오팜(326030)이 대형 공모주로서 첫 ‘따상상상’에 성공하고, 카카오게임즈(293490) 역시 ‘따상상’에 성공하며 대어는 청약 뿐 아니라 상장 후 주가흐름에서도 무조건 성공한다는 공식이 생겼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기대를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가 상장 첫 날부터 약세를 보이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대어 불패론’이 흔들리며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청약 경쟁률은 2015년 평균 330대 1 수준에서 올해 1355대 1까지 상승해 개인의 관심이 높아졌다”라며 “청약 경쟁률이 높은 기업,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해 결정된 기업, 유통물량 비중이 낮은 기업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