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생체리듬 조절하는 핵심인자 발견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LSD1 단백질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새로운 핵심인자인 것을 규명했다. 이 단백질을 통한 생체리즘 조절경로가 밝혀짐에 따라 신규 수면장애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성희 서울대 교수

2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서울대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와 남혜진 박사 주도의 공동연구팀은 생쥐의 뇌와 간에 존재하는 LSD1 단백질의 인산화가 한주일 생체리듬에 따라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알아냈다. LSD1은 전립선암과 유방암 진행을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생체리듬에도 관여하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손기훈·선웅·김현 교수, 서울대 김경진 교수, 경희대 조세형 교

남혜진 서울대 박사

수 등도 참여했다.

LSD1은 낮에 주로 인산화된 상태로 존재한다. 이 물질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전사인자와 결합해 일주기 리듬 유전자들을 활성화시켜 리듬을 조절한다.

실제 LSD1이 인산화되지 않는 돌연변이 생쥐의 경우 야행성임에도 낮에도 활동하며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LSD1 인산화가 생체리즘에서 중요함을 동물모델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LSD1 인산화가 시차 적응과도 관련됨을 규명했다. 통상 생쥐는 초저녁에 빛을 받으면 다음날 늦게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늦은 밤(새벽녘)에 빛을 받으면 다음날 일찍 일어나는 식으로 생체리듬이 재조정된다. LSD1이 인산화 되지 않는 돌연변이 생쥐는 이러한 생체리듬 재조정도 둔화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LSD1의 인산화를 조절해 수면장애 치료제의 스크리닝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해외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셀’(Cell)지(紙)의 자매지인 ‘몰레큘라 셀’(Molecular Cell)지의 온라인판 27일자로 게재됐다. 또한 다음달 6일자(현지시간) 표지논문으로도 실린다.

△생체리듬에서 LSD1 인산화의 역할. 미래창조과학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