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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들이 처한 상황은 매우 녹록지 않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전세 누적 상승률은 5.10%로, 지난해 상반기(0.95%)의 5배를 웃돕니다. 이는 2015년 기록한 6.2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눈높이를 낮춰보려고 해도 극심한 매물 가뭄에 이사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406건으로 6개월 전(2만 3060건)보다 2654건(11.6%) 감소했습니다. 역세권과 학군지, 신축 단지 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수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기현상마저 나타납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세난의 배경으로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를 꼽습니다. 임대차 시장의 공급자 역할을 하던 다주택자를 압박하면서 전월세로 나와야 할 매물이 매매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분석입니다. ‘이 참에 집을 사자’는 세입자도 있다지만, 여력이 부족한 이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A씨 역시 아이의 교육 문제가 아니었다면 현재 거주지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택을 매입하기에는 여유 자금이 부족하고, 취득세 등 거래세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는 전세 시장 불안의 원인을 주택 착공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보고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2022∼2024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의 3년 평균 주택 착공 물량이 적정 공급량(25만 가구)을 밑도는 15만 8000가구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의 임대차 시장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정부는 계획상 2030년까지 착공 기준으로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시가 재개발 사업을 서두르는 것도 임대차 시장에는 악재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공급 효과가 있으나 멸실로 인해 전세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경실련은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정비사업으로 멸실된 기존 가구 수가 약 5만4000호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문제가 해결돼야 임대차 시장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주택 공급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다급해진 정부가 오피스텔,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을 서둘러 늘리기로 했으나,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탓에 A씨와 같은 ‘전세 난민’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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