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로 빛나는 국가유산…탄성이 끊이지 않는다

이민하 기자I 2024.11.15 00:00:01

특별전 ‘더 헤리티지 가든·이음을 위한 공유’
146점의 국가유산이 가득 찬 전시장 '장관'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입체감과 감흥을 더해
라스베이거스 아르떼뮤지엄에서도 동시 개최

강원도 강릉 아르떼뮤지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특별전 ‘더 헤리티지 가든-이음을 위한 공유’ 전시 현장 (사진=이민하 기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거대한 석굴암 본존불이 눈앞에 나타난다. 은은한 빛이 본존불의 자태를 신비롭게 비추고, 인자한 표정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다른 쪽에서는 맑은 기운을 담은 향로의 세밀한 무늬가 춤을 추듯 돌고,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달항아리는 고전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우리의 국가유산과 현대 미디어아트의 만남을 본 순간, 관객들의 입은 다물어지질 않는다.

강원도 강릉 아르떼뮤지엄에서 선보인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특별전 ‘더 헤리티지 가든-이음을 위한 공유’에서 마주한 장면이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 디스트릭트가 협업한 이번 몰입형 작품은 강릉 아르떼뮤지엄의 제일 큰 전시장인 ‘가든’에서 8분 길이로 상영 중이다.

강원도 강릉 아르떼뮤지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특별전 ‘더 헤리티지 가든-이음을 위한 공유’ 전시 현장 (사진=이민하 기자)
미디어아트로 만나는 국보는 전에 없는 감흥을 안겨준다. 진관사 동종, 청자 투각 칠보 무늬 향로, 백자 달항아리, 경주 석굴암 본존불, 도기 기마 인물형 뿔잔을 비롯한 총 146점의 국가유산이 길이 47.9m, 높이 8m 크기의 전시장을 가득 채운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향악 중 가장 오래된 수제천의 가락에 맞춰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연회 장면도 인상적이다. 전통 춤사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무용수들이 천의 앞뒤에서 교차하며 시공을 초월한 만남을 표현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한 감흥마저 전한다.

강원도 강릉 아르떼뮤지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특별전 ‘더 헤리티지 가든-이음을 위한 공유’ 전시 현장 (사진=국가유산진흥원)
이어 전통 민요 ‘비나리’를 재해석한 음악과 함께 궁궐 전각들이 펼쳐지고, 금빛 선들이 처마 사이사이로 뻗어 올라 하늘로 올라간다. 금빛 선들은 우리의 문화유산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이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지난 12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의 단순한 보존을 넘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현재와 미래에 국가유산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기획됐다. 등장하는 146점의 국가유산은 모두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3D 에셋’을 활용해 만들었다. ‘국가유산 3D 에셋’은 주요 국가유산을 세밀하게 측정한 디지털 시각자료로, 이번 전시의 정교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순호 국가유산진흥원 실장은 “지금까지 ‘3D에셋’을 활용한 전시는 많았지만 대부분 공공기관과 함께해 고증에 집중한 것이 많다”며 “이번엔 미디어아트 기업인 디스트릭트와 협업하는 만큼 우리 유물의 예술성과 현대성을 함께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전시는 미디어 아트 전문기업 디스트릭트가 운영하는 강릉 아르떼뮤지엄의 제일 큰 전시장 ‘가든’존에서 상영 중이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지훈 디스트릭트 본부장은 “향로를 표현할 때도 각 면의 디테일이 모두 다른 것을 볼 수 있는데 유물의 색깔과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 전시가 국가유산의 새로운 매력을 확인하고 가치를 계승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달 19일부터는 강릉 외에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아르떼뮤지엄에서도 같은 전시를 볼 수 있다. 두 전시는 다음 달 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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