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신 엘리트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그룹을 형성하고 권력을 유지해왔는지를 이야기한다. 미국의 하버드, 한국의 서울대 등 다른 나라도 엘리트를 중심으로 권력 카르텔을 형성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영국의 엘리트 집단은 10대 때부터 사립 기숙학교에서 인맥을 형성하고 옥스퍼드에 나란히 입학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이들에게 ‘노력파’, ‘공부벌레’ 등의 단어는 치욕적이다. ‘노력하지 않는 우월성’이 곧 옥스퍼드 출신을 대표한다.
옥스퍼드는 2010년 이후 연속으로 다섯 명의 영국 총리를 배출했다. 옥스퍼드 출신 인사들에게는 영국 유권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재임 시절 비판과 조롱에 시달렸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또한 옥스퍼드 동문들로부터 “너무 재미있고, 따뜻하고 매력적이었다”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저자는 “이들의 넓고 얕은 지식과 화려한 언변은 두텁고 흔들리지 않는 자신들만의 권력을 구축해왔다”고 꼬집는다.
옥스퍼드 출신 엘리트들이 만들어온 정치는 늘 긍정적이지 않았다. 책은 비판의 칼날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용어)로 돌린다. 브렉시트를 이끈 보리스 존슨 등은 대학에서 현대적 사고방식과 거리가 먼 고전을 주로 공부했다. 이들이 내린 ‘브렉시트’라는 결정은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엘리트가 만들어낸 권력 카르텔이 때로는 사회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냉철한 고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