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서울 강남 묻지마 살인 피의자 공익요원 이모씨가 살인을 위해 세운 ‘행동 수칙’ 중 일부 내용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수단과 방법이 너무나 잔혹했다”고 양형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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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씨가 일면식도 없는 김씨를 무참하게 공격한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고 알려졌다.
범행 전날 근무지인 경기 김포시 한 주민자치센터를 무단 이탈한 일로 어머니와 다툰 이후 평소 보관하고 있던 가스총을 들고 집을 나와 가출 비용을 마련하려 강도질을 하려다 김씨가 반항하자 살인을 저질렀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애초 살인이 목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씨는 2010년 PC방에서 말다툼을 한 상대를 망치로 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는 등 과거부터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그는 범행 당일 서초구 주택가에서 술을 마시면서 살해 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던 중 길을 지나던 김씨를 발견하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른 뒤 벽돌로 머리를 20회가량 내리쳐 잔혹하게 살해했다.
2012년 현역병으로 입대했지만 ‘정신적 문제’로 공익근무요원으로 전환됐던 이씨는 자신을 관리하던 공익근무관리 공무원을 죽이기로 결심한 후부터 살인을 준비해왔다. 회칼과 손도끼, 쇠파이프 등 흉기를 미리 구매하며 살인을 계획했다.
김씨를 살해한 그해 1월에는 “내 롤모델은 유영철 형님이다”라며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모방하겠다는 식의 행동 수칙도 세웠다.
총 12개로 이뤄진 수칙은 “나는 내 가족,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증오한다” “언제라도 살인할 수 있게 몸을 단련한다” “살해 순위는 애새X들, 계집X, 노인, 나를 화나게 하는 순이다” ”죽이지 못할 것 같은 놈들은 건드리지 않는다” “7명을 죽인다” 등 살인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정화를 하는 것이다” “난 인간 쓰레기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중요하고 위대한 사람이다” 등에서 자의식이 강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으며, “계집X들은 암적인 존재다”와 등 여성혐오적 사상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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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이씨가 보여준 수단과 방법이 너무나도 잔혹하다”며 “행동 수칙을 정하는 등 이씨에 의해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고한 시민들에게 누구라도 이유 없이 피해자가 돼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안겼다”라며 “특정인을 살인 대상으로 삼고 살인을 예비한 점 등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도 매우 높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씨는 “살인을 예비하지 않았고, 범행 당시 충동조절장애와 알콜 섭취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거듭 항소했다.
결국 대법원 판단까지 받게 된 이씨는 범행 일 년여 만에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강도살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나이와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고한 여성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해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참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하며 원심인 무기징역을 유지하고 이씨에게 선고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30년 부착 명령에 대한 상고 역시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