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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세상에 이런 바다는 없다. 아니 있을 수도 있다. 그저 발을 디뎌보지 못했을 뿐일 테니. 맑은 모래사장에 잔잔하게 밀려드는 파도, 무엇보다 방해하는 누구도 없는 한산한 바닷가에 저토록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일은 흔치 않다.
작가 이지은은 바다를 그린다. 사실 그냥 바다도 아니다. ‘우리의 바다’란다. 어차피 열려 있는 광활한 저곳에 내가 아닌 누군가를 초대하겠다는 의지인 거다. 작가가 흘려내는 바다는, 늘 다른 캔버스에 다른 구도와 다른 색채를 입고 태어나지만 바다를 대하는 자세만큼은 한길인 듯하다. “내가 사는 곳의 바다와 여행지에서 만난 바다, 그 바닷속을 헤엄치면서 만났던 모든 생명체들을 진심을 다해 표현하고자 했다”니까.
‘소금 바람’(2022)이 육지에서 바라본 바다를 파스텔톤 색감으로 단정하게 잡아냈다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짙은 푸름을 원색적으로 박아낸 바다도 눈에 띈다. 산호가 흔들리는 심연, 자연림이 무성한 해변 등. 바다를 건져내는 데 편견은 없다고 할까. 공통점이라면 ‘고요함’이다. 어찌 보면 작가의 바다는 그 곁에 서성이는 자신을 찾아내려는 거대한 배경이 아니었나 싶다.
8월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325길 도잉아트서 여는 개인전 ‘우리 바다’(Mare Nostrum)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10.7×97㎝. 도잉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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