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빙 디자인 브랜드 ‘알레시’의 대표 아이템과 디자인 철학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다. 100주년을 기념해 2021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매월 발표된 알레시의 테마 아이템 30여점과 관련 서적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알레시의 제품은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생활용품이지만, 이를 소장한 사람들에게 컬렉션을 수집하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소명 운영 매니저는 “쾌적한 관람을 위해 5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며 “주말에는 인원이 많아 웨이팅을 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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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레몬·오렌지 스퀴저(착즙기)인 ‘쥬시 살리프’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100주년을 기념해 스퀴저가 아닌 청동 오브제로 재출시했다. 거미, 바다 괴물, 외계인, 우주 로켓으로 비유되는 등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이소명 매니저는 “오징어 요리에 레몬즙을 뿌리다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며 “90년대 알레시 역사에서도 중요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사람의 형상을 본떠 디자인한 와인 오프너 ‘안나 G(Anna G)’는 여전히 1분에 하나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멘디니의 대표작인 프루스트 의자의 컬러풀한 패턴과 닮아있는 ‘100% 메이크업 프루스트(make-up Proust)’ 화병은 1992년 멘디니가 알레시에서 이끈 또 다른 디자인 프로젝트다. 흰 도자 화병에 전 세계 100명의 아티스트에게 그림을 의뢰해 각 100세트씩 한정 생산하는 프로젝트였다. 진행과정에서 이미 모든 제품이 선 주문으로 팔렸는데, 이를 통해 알레시는 주방용품을 넘어 예술품을 만드는 브랜드로서 세계적인 신뢰를 구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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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시의 전시품과 함께 라이브러리가 보유하고 있는 희귀본 등 책들도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장점이다. 건축과 디자인, 현대미술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간행물을 엄선했다. 건축 디자인 매거진 ‘도무스(domus)’를 비롯해 포토저널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라이프’, 남성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플레이보이’ 전권을 만나볼 수 있다. 500만원에 달하는 아트북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비거북’도 비치해놨다.
이 매니저는 “세계적인 디자인을 보며 영감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서적도 함께 전시해놓았다”며 “북촌 나들이를 나오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전시를 즐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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