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덕 칼럼]성인용 기저귀 판매가 는다는 건?
얼마 전 일본경제신문은 일본 제지업체들이 해외생산 비중을 줄이고 국내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 배경이 재미있다. 성인용 기저귀 수요가 연 6~10% 늘어나고 있는 점을 겨냥해 국내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2020년께 고령자용 기저귀 수요가 유아용 기저귀 수요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이미 일본의 가장 큰 기저귀 업체인 유니참의 경우 성인용 기저귀 판매가 유아용을 앞질렀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령사회 뒷면에 감춰진 풍경이다..
일본은 작년에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사상 처음 3000만명을 넘어섰다. ‘단카이(團塊) 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고령화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1990년(1493만명) 이후 22년 만에 고령 인구가 두 배로 불어났다. 고령화 비율(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4.1%로 높아졌다. 일본은 이미 ‘초고령 사회(65세 인구 비중 20% 이상)’에 접어들었다.
반면 일본 전체 인구는 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작년 10월1일 기준 일본의 총인구는 1억275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만4000명 줄었다.
블룸버그는 “아베노믹스가 추구해야 할 것은 소니와 미쓰비시 등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1970년대, 1980년대 경제대국 모델이 아니라 스위스와 같은 작지만 부유한 국가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본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7%에서 2060년 3%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급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 여파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가 2040년에는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설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1980년 3.8%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12년 기준 11.8%로 30년간 8%포인트나 높아졌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 비중이 2030년과 2040년 각각 24.3%와 32.3%로 30년간 20.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노년부양비율도 2012년 16.1%에서 2030년 38.6%, 2040년 57.2%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비율은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부양하는 노년인구 비중을 말한다. 30년 뒤에는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 1.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셈이다.
인구구조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자체가 경제활력을 해치는 최고의 괴물일 수 있다. 사회전체가 노인들을 부둥켜 안고 뒤뚱거리고 있는 모양새를 생각하면 된다. 그 해결책은 뭘까. 이민 문호를 활짝 열어젖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과 쉽게 ‘종이호랑이’로 전락하지 않는 미국이 반면교사다. 이공계 인재, 중소기업에서 일할 노동자, 영어 및 중국어 교사, 가사 도우미, 농부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노인들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건강한 노인들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보살필 수 있는 ‘노노(老老케어)’ 프로그램 등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성인용 기저귀 판매가 급증할 것이다. 경제정책이 관통해야 할 ‘레알 현실’이다. <총괄부국장 겸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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