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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B군은 게임에서 지고 말았고 A씨와 C군은 B군에게 “바다에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했다. B씨가 입수하길 거부하자 이들은 다시 한 번 가위바위보를 했고 B군은 또다시 패했다.
당시 B군은 가위바위보에서 진 직후 상체를 숙이고 있었는데 A씨가 기습적으로 B군을 밀며 바다에 빠지게 됐다. 결국 B군은 한겨울 바다의 수온과 깊은 수심을 이기지 못한 채 익사하고 말았다.
조사 결과 A씨와 B군은 동네에서 서로 알고 지낸 사이로 A씨는 B군이 중증 지적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 등이 서로 장난을 치다 실수로 사고가 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고 이를 모의한 사실이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로 확인된다며 살인, 살인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씨 등이 피해자의 가위·바위·보 패턴을 미리 알고 있었고 게임에서 이긴 뒤에는 입수를 강요하다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입수 의사 확인 없이 기습적으로 밀어 바다에 빠뜨린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B씨가 바다에 빠진 직후 A씨가 피해자를 향해 손을 뻗거나 119에 신고한 점 등을 바탕으로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자신과 친분관계가 있고 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자정 가까운 야간에 부잔교라는 위험한 장소에서 강하게 밀어 빠뜨리고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C군과 A씨의 여자친구는 각각 공동폭행, 공동폭행 방조 혐의로 광주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했고 “A씨는 이 사건 당시 피해자 살인에 대한 확정적 고의는 아니더라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며 “1심 살인 무죄를 취소하고 유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저지른 죄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반성해 피해자를 생각하며 살아가겠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폭행치사 혐의를 새로 적용해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18세의 어린 나이로 아직 삶을 제대로 꽃 피워 보지도 못한 채 형으로 따르던 A씨의 행위로 인해 뜻하지 않게 삶을 마감하게 됐다”면서도 “유족이 A씨와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A씨 측은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지난 5월 15일 형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