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마약이 2차 세계 대전과 히틀러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폭로한다. 언론인 출신 작가인 저자는 직접 자료를 찾고 분석해 나치 독일 시대를 마약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했다. 19세기 모르핀, 코카인 등 마약성 약물의 개발부터 1920년대 독일에 불어닥친 독극물 광풍과 제약 산업의 성장을 다뤘다.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 국방군의 마약 배급, 마약에 중독된 히틀러까지. 마약으로 얼룩진 나치 독일의 음습한 역사를 생생하게 펼쳐냈다.
육군을 비롯해 공군, 해군까지 독일군은 병사들에게 페르비틴을 배급했다. 마약 복용으로 각성된 독일군은 밤낮 없이 진군했고, 망설임 없이 적진으로 돌격했다. 마약 복용은 수뇌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훗날 독일 장군 중에서 가장 유명해진 에르빈 로멜과 히틀러 역시 마약을 즐겼다. 곳곳에서 병사들과 장교들에게서 의존성과 우울 등 부작용이 목격됐다. 하지만 국방 생리학 연구소 소장인 오토 랑케는 모든 상황에 눈을 감았다.
나치 독일은 순수 아리아인의 피를 강조하며 대외적으로 마약 퇴치 운동을 펼쳤으나 내부에서는 온갖 마약성 물질을 취했다. 나치 독일군은 마약을 작전 수행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고, 히틀러와 군 수뇌부의 머릿속에 내재된 잔인함을 강화했다. 저자는 마약이 나치 독일의 광기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야기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