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서로 총질"…중간선거 판세 악화에 트럼프 진영 내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성주원 기자I 2026.10.18 01:48:18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로이터, 내부 논의 정통한 소식통 3명 인용 보도
선거자금 2억달러 투입에도 공화당 판세 악화
트럼프가 밀어붙인 선거구 재획정도 역효과 우려
측근들 책임 떠넘기기…소식통 "서로 총질하는 상황"
트럼프, 와일스 비서실장 공개 옹호…백악관은 반박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선거 전망이 악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참모들에게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하고도 지지율이 개선되지 않는 데다 자신이 직접 추진한 선거구 재획정마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자 책임 소재를 따져 묻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참모들 사이에 책임을 떠넘기는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돌턴 시립공항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콜린스 연방 상원의원 후보와 릭 잭슨 주지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 유세에 나섰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돌턴 시립공항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콜린스 연방 상원의원 후보와 릭 잭슨 주지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 유세에 나섰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내부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자금 집행과 선거구 재획정, 후보 선정 등을 문제 삼으며 참모진의 선거 전략을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억달러 쏟아붓고도 판세 악화…참모진에 화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오랜 측근인 제임스 블레어에게 집중되고 있다. 블레어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마가(MAGA) Inc.’를 이끌고 있다. 한편 일부 백악관 관계자와 측근들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의 선거 전략 관리 책임도 문제 삼고 있다.

공개된 선거자금 기록에 따르면 마가는 지금까지 약 2억달러(약 2675억원)를 지출했다. 그러나 주요 경합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들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며 블레어의 자금 운용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 사이에서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와일스 비서실장은 블레어를, 블레어는 백악관 의회협력팀을 각각 문제 삼았다.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상황(circular firing squad)”이라고 표현했다.

갈등은 블레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프를 공동 지휘했던 크리스 라시비타의 해외 활동을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달 초 보스니아의 자치 지역인 스릅스카 공화국을 방문해 현지 정부에 선거 관련 자문을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에서 이들을 ‘외부 컨설턴트’라고 부르며 이해충돌이 확인되면 즉시 관계를 끊겠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선거 막판을 책임져야 할 블레어가 해외에서 유급 자문 활동을 벌인 것이 적절했느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제임스 블레어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지난 2025년 9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제임스 블레어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지난 2025년 9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가 추진한 선거구 재획정도 역효과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밀어붙인 선거구 재획정 전략에도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참모들에게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다시 그렸는데도 왜 뚜렷한 의석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지 설명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특히 텍사스가 문제로 떠올랐다. 공화당은 하원 의석을 늘리기 위해 선거구 경계를 조정했지만, 이 전략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공화당에 투표한다는 가정에 일부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비 부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선거구 재획정이 오히려 기존 공화당 현역 의원들의 당선 가능성까지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선거구 재획정으로 트럼프 지지 유권자들을 지나치게 분산시켰다”고 말했다.

수지 와일스(오른쪽)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P)
수지 와일스(오른쪽)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P)
백악관 “근거 없는 추측” 반박…트럼프, 와일스 공개 옹호

다만 백악관은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에 익명 관계자들의 주장을 “근거 없는 추측을 퍼뜨리는 방구석 전문가들의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블레어 역시 “이런 비방전은 터무니없고 역효과만 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11월 공화당의 승리를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신임을 표명했다. 그는 전날 와일스를 “똑똑하고 강인하다”고 평가하며 “수지는 여기 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레어가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로이터는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블레어의 백악관 이탈을 ‘짧은 휴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후반 2년 동안 입법 추진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의 조사·소환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도 확대할 수 있다. 중간선거를 17일 앞두고 선거 전략을 둘러싼 백악관 내부 갈등이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