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확실성 떨쳐낸 시장…FOMC까지 환율 ‘레인지 장’[주간외환전망]

이정윤 기자I 2024.09.08 07:00:00

美실업률 예상 부합…9월 빅컷 가능성↓
고용 소화 후 ‘소비자물가 둔화’ 재확인
블랙아웃 기간 돌입…미 대선 토론 주목
ECB, 추가 금리 인하 여부 관심
“이번주 환율 1300원 초중반대 박스권”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 고용 냉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9월 금리 인하 폭에 대한 논란도 일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주 환율은 1330원대를 중심으로 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종 지표와 주요국 통화에 따라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환율은 전주보다 변동성이 확대됐다. 주 초반까지는 고용을 대기하면서 외국인 증시 순매도세에 환율은 1340원대로 올라서며 상방 압력이 우세했다. 주 중반 이후부터는 미국 JOLTs 구인율과 ADP 보고서에서 예상보다 빠른 고용 둔화가 확인되며 환율은 1320원대로 내려왔다.

◇고용 소화 후 ‘환율 반등’

사진=AFP
이번주 주 초반에는 미 고용을 소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금요일 야간 장중 발표된 8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16만4000명 증가를 밑돌았을 뿐 아니라, 이전 두달치는 8만6000명 하향 수정됐다.

반면 최근 시장 주목도가 큰 실업률은 4.2%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하며 예상에 부합했다. 지난 7월 실업률이 4.3%로 뛰어오르자 경기침체 공포가 불어닥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영향력 있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필요하다면’ 50bp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면서도, 당장 이달 회의에서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8월 고용 발표 이후 시장의 ‘빅컷’(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30%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45%까지 높아진 바 있다. 이에 달러화도 강세로 전환됐고, 지난 7일 야간 장에서 환율은 1339.9원까지 반등했다. 전날 오후 마감가(1327.6원) 보다 12.3원 급등한 것이다.

◇‘물가 둔화’ 경로 재확인

사진=AFP
이번주 미 8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안정 속도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여력이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전에 비해 물가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낮아지긴 했으나, 연준의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물가 둔화 경로가 유효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는 11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 기준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6% 수준이 예상된다. 지난달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2%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3.2%에 대한 주거비 기여도가 2.3%포인트(전체의 71%)를 기록 중인데, 8월 모기지 30년물 고정금리 급락을 통한 주거비 물가 완화가 기대된다.

고용 냉각 신호에 따른 임금 둔화 또한 가계 소비 여력의 위축을 의미하기에 물가 둔화 기조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이번주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다.

◇미 대선 토론과 ECB 회의 주목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10일 저녁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이 진행된다. 박빙 양상인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이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최근 트럼프 지지율이 반등 추세인데 만약 토론에서 우세를 강화할 경우 달러 약세 압력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6월 바이든-트럼프 1차 토론과 7월 트럼프 피격 이후 트럼프 당선 확률이 상승하는 구간에서 달러 약세가 전개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12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25%에서 4.00%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2.2%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2021년 중반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ECB가 6월에 이어 이달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만약 유럽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화는 강세가 지지될 수 있다. 다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서비스 부문의 지속적 물가 압력으로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신중함을 드러내는 등 향후 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상존한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미국 물가와 ECB 회의 등 이벤트가 많지만 다음주 FOMC와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까지 앞두고 있어, 당장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정상화 차원에서 연속적으로 이뤄질 것임이 확인 돼야 달러 가치 하락 추세가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이번주 이벤트의 영향은 단기 등락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1300원 초중반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 확률이 올라가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달러 약세에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다만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공존하고, 10월로 미뤄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회의적 시각이 득세하는 점은 원화에 약세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사진=NH투자증권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