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세통계포털을 보면 가업상속공제 대상·금액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공제 적용 건수는 2019년 88건에서 2023년 188건으로 2배가량 늘은 데 비해, 공제금액은 같은 기간 2363억원에서 8378억원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공제 대상과 한도를 지속적으로 늘린 영향이다. 공제 대상 기준은 2021년 말 연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4000억원 미만으로, 이듬해 말엔 다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공제한도는 2022년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렸다.
올해 정부의 세법개정안대로면 공제 대상·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기획재정부는 밸류업과 스케일업 우수 기업, 기회발전특구 창업·이전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 및 공제한도 상향을 개정안에 담았다.
밸류업 우수 기업과 스케일업 우수 기업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현행 요건인 ‘매출액 5000억원 미만’에 해당하지 않아도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2배 늘려준다. 예컨대 가업 영위 기간이 30년 이상이면 한도는 현행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기회발전특구 창업·이전 기업은 한도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한단 방침이다. 지난 6월 1차로 지정된 기회발전특구는 대전 유성구(방산, 바이오), 경북 포항·상주 및 대구 달성군(이차전지 소재), 전남 목포와 해남(해상풍력 터빈) 등 8개 시·도의 23개 지역이다.
기회발전특구 혜택은 지방살리기를 위한 고육책 측면이 강하다. 작년의 경우 수도권에선 100여건 가업상속 과세가 이뤄지고 공제금액이 6000억원이 넘었지만, 부산과 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과세 건수가 5건이 채 되지 않았다. 그만큼 지역에 기업이 없단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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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원은 “기회발전특구를 넣으면 지역구 의원들의 동의를 얻을 걸로 기대한 듯하지만 기업들이 세제 지원한다고 지방에 가겠나”라며 “옹색한 끼워넣기”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최근 5년간 상속인의 가업미종사·고용요건 위반 등 사후관리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59건, 이로 인한 상속세 추징액은 542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명예교수는 “연로한 기업인들 사이에선 여전히 가업상속공제 확대 요구가 많다”며 “기업 활동의 원활한 지속을 위해 공제 범위를 늘리되 요건들을 잘 지키는지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