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뚫은 짐펜트라, 3년내 3조 매출 확실...국산 최초 블록버스터 유력

송영두 기자I 2023.10.31 11:05:33

자가주사제형(SC) 제형 강점, 내년 상반기 美 출시
유럽서 입증된 경쟁력, 미 직판체제로 시너지
국산 신약 최초 1조 연매출 기대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짐펜트라(램시마SC)가 국내 여타 신약을 제치고 최초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등극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그룹이 3년내 3조 매출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연 1조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던 유한양행 렉라자(비소세포폐암)보다 먼저 미국 허가를 받았고, 한미약품 롤베돈(호중구감소증)보다 연매출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셀트리온(068270)그룹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짐펜트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한한 짐펜트라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로 제형을 변경한 세계 유일 인플릭시맙 SC제형 치료제다. 짐펜트라는 이미 유럽, 캐나다 등 5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고,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장 안착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기본적으로 램시마가 휴미라보다 더 강력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경쟁약인 다케다제약 엔티비오와는 비교 임상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며 “램시마 SC제형인 짐펜트라는 신약으로 허가받은 만큼 바이오시밀러보다 높은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 직판체제가 구축된 미국서 3년내 3조원 매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1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될 짐펜트라(램시마SC).(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서 경쟁력 입증, 美서 제품 경쟁력 기반 성공 방정식 이어간다

짐펜트라의 가장 큰 강점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 경쟁력에 있다. 짐펜트라의 원료물질인 인플릭시맙은 글로벌 전역에서 20년 이상 사용되며 의사 및 환자들로부터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특히 미국 내 약 310만명 염증성장질환(IBD) 환자 가운데 28%(IQVIA 2022년 기준)가 인플릭시맙을 처방받고 있어, 가장 많은 처방 비중을 보인다.

짐펜트라의 유럽 시장 선전은 미국 시장 활약에 기대감을 더한다. 짐펜트라는 유럽 출시 첫해인 2020년에 코로나19 영향 및 RA 적응증만을 대상으로 판매가 이뤄져 368억원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896억원, 2022년 2369억원의 매출을 기록, 매년 2.5배 이상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람 부닉(Yoram Bouhnik) 프랑스 파리 하트만 병원 교수는 “오늘날 치료 트렌드는 병원이 아닌 외래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리드하고 있는 짐펜트라는 유럽 제약 시장에 커다란 임팩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혁명과도 같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유럽장질환학회(UEGW)에서는 인플릭시맙 IV제형에서 짐펜트라로 스위칭한 환자들의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응답자의 77%가 기존 IV제형보다 짐펜트라를 더 선호한다고 답하면서 높은 만족도를 입증했다.

짐펜트라는 2020년 2월 류머티즘 관절염(RA) 적응증으로 유럽에 출시됐으며, 같은 해 9월 IBD를 포함한 전체 적응증으로 확대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짐펜트라는 올 2분기 기준 독일 36%, 프랑스 25% 등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1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누적 처방량은 120만 바이알(IQVIA)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약 1000개에 육박하는 놀라운 결과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데이터를 통해 검증된 치료 효능, 의사 및 환자의 높은 선호도, 이를 입증하는 시장 점유율과 처방 성장세에 이르기까지 짐펜트라는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완벽하게 성공을 거둔 만큼 미국에서도 제품 경쟁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직판 역량, 국내 최초 연매출 1조 블록버스터 확실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477억 3600만 달러(62조 570억원)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IV제형인 램시마의 경우 약 5조원 수준의 인플릭시맙 시장에 국한됐지만, 짐펜트라는 편의성이 개선된 SC제형의 강점으로 약 23조원 규모의 전체 IBD 시장이 타깃이다. IV제형 대비 약 3배 수준의 SC제형 연간치료비용(ACOT), 2040년까지 이어지는 특허 보호, 신약 허가에 따른 가격 인하 우려가 적어 수익성이 높다는 점은 짐펜트라만의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미국 법인을 통해 직판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짐펜트라의 세일즈를 담당할 현지 인력을 꾸준히 확충해 왔다. 미국 법인 최고상업책임자(CCO)인 토마스 누스비켈을 비롯해 에릭 K. 깁스 판매 총괄, 프랜신 갈란테 둠하르트 마켓 엑세스 총괄 등 커머셜 업무 주요 인력들 모두 화이자, 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수십년 간 마케팅 및 판매 경험을 쌓은 미국 바이오산업의 전문가다.

미국 내 제품 처방 확대 핵심 요소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원활한 협상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앞서 유플라이마 처방집 등재를 위해 PBM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및 인적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짐펜트라는 SC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유플라이마와 동일한 제품 특성과 동일한 구매 프로세스를 보인다. 허가 스케줄이 가시화된 시점부터 여러 PBM들과 처방집 등재를 위한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시장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짐펜트라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매출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신약 최초의 연매출 1조원 글로벌 블록버스터 타이틀은 짐펜트라가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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