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 도청 장치가 들어 있습니다. 여러분. 귓속에 도청 장치가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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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귀에는 실제로 도청장치가 없었다. 그는 당시 고막을 다쳐 치료를 받는 와중에 이명을 겪었다. 치료해도 차도가 없자 병원에서 자기 귀에 도청장치를 달았다는 망상에 빠졌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오른쪽 귀에 도청장치가 있어 진동음으로 평소 고통이 심한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방송국에 호소하러 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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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A씨는 MBC에 빌런 같은 존재였다. 희대의 방송사고가 일어난 이듬해 1989년 A씨는 다시 MBC 방송에 뛰어들었다. 12월2일 명동 제일백화점 앞에서 진행된 MBC `여론광장` 생방송에서 아나운서 마이크를 빼앗으려다가 저지당하는 장면이 또 방송 전파를 탔다. 화들짝 놀란 카메라가 앵글을 바꿨지만 피하지 못했다.
그의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89년 9월 서울대에서 학생과 경찰이 대치하는 와중에 그가 알몸으로 등장했다. 양말과 구두를 제외하고 모두 벗은 채였다. 거기서도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주장을 했다. 행인 시선이 A씨에게 쏠리자 데모의 이목을 끌지 못한 시위가 그쳤다고 한다. 1991년 3월은 연세대학교 도서관 앞에 다시 알몸으로 등장해 같은 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