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한 22곳의 업체 중 9곳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낙폭이 가장 큰 업체는 지난 3월에 상장한 모아데이타(288980)였다. 이날 종가는 1만2350원으로 공모가 대비 38.25% 내렸다. 뒤이어 지난 2월에 상장한 나래나노텍(137080) 주가는 1만1500원으로 34.29% 떨어졌다. 같은 달 상장한 노을(376930)도 6690원으로 33.1% 빠져 하락폭이 높은 편에 속했다.
이처럼 최근 스팩주들이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변동성이 심한 국면에서 원금손실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로, 상장주간사(증권사)가 신주를 발행해 공모자금을 모아 상장한 뒤 3년 내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해야 한다. 합병에 실패해 청산하더라도 원금(공모가 2000원)이 손실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다. 비상장 회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선 주가가 통상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기회다.
다만 스팩주의 주가가 높다고 해서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스팩주의 주가가 높을 경우 합병 과정에서 피합병 회사의 지분가치가 줄어들어 오히려 합병 성사 확률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주는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합병 성공률이 떨어진다”며 “피합병 기업 입장에서 지분가치가 하락해 선택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스팩주의 경우 유통물량이 적어 주가 변동성이 크고, 3년 이내 합병이 이뤄지지 않아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다는 점도 단점이다.
합병 가능성이 높은 스팩주를 찾기 위해선 해당 스팩주와 연관된 증권사의 이전 합병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최 연구원은 “증권사 스팩 브랜드 가치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거 레퍼런스를 확인해야 한다”며 “증권사가 스팩 합병을 어떻게 추진했는지 여부가 투자 입장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