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000원” 새우튀김 갑질 사건…사장님은 뇌출혈로 사망했다 [그해 오늘]

권혜미 기자I 2024.06.22 00:00:05

2021년 6월 발생한 사건
튀김 환불 요청하며 손님 ‘폭언’
전화 받던 점주, 결국 사망해
손님·배달앱 측 모두 ‘비난 쇄도’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3년 전인 2021년 6월 22일. 한 분식집 사장님이 고객의 집요한 갑질에 고통을 호소하다 끝내 사망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 측이 공식 사과했다.

사건은 같은 해 5월 발생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서 한 김밥점을 운영하고 있던 점주 A씨는 이날 쿠팡이츠로 음식을 배달시킨 고객 B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날 밤 A씨 가게에서 김밥, 만두 등 음식을 주문했던 B씨는 “주문한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이 이상했다”며 뒤늦게 환불을 요구했다. B씨가 환불을 요청한 새우튀김의 가격은 1개당 2000원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에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는 식의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B씨는 A씨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계속 항의했고, 결국 A씨는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줬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씨는 쿠팡이츠 앱을 통해 새우튀김 사진을 올리고는 “사장이 먼저 내게 반말했다”, “사과도 안 하더라”,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거짓 후기를 남기며 별점을 테러했다.

또 B씨는 이번엔 새우튀김이 아닌 주문한 음식 전부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고, 쿠팡이츠 측은 A씨에게 “고객님(B씨가)이 다시 한번 통화를 해야 된다고 했다”, “(B씨가) 기분이 안 좋으셔서 주문 건을 전체 다 취소해달라고 한다” 등 A씨에게 지속적으로 B씨의 말을 전달했다.

반복되는 전화를 받던 A씨는 결국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가게에서 쓰러졌고, 입원한 지 3주 만에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쿠팡이츠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입점 업체 보호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쿠팡)
언론을 통해 A씨의 사건이 알려지자 B씨와 쿠팡이츠 측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시민단체는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 여러분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동시에 점주가 직접 댓글을 달아 해명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고, 악성 리뷰의 노출 차단을 위한 신고 절차를 간소화했다.

반면 A씨의 유족에 따르면 B씨는 A씨가 쓰러진 뒤 그의 남편이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나도 억울하다. 그게 왜 내 잘못이냐?”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또한 B씨는 공식적으로 법적인 처벌을 받지도 않은 채 사건은 종결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