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화 ‘노량’에 투자한 VC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대성창업투자 등 총 2곳이다. ‘노량’은 개봉 18일만인 지난 6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개봉 22일차인 전날 기준 누적 관객 수는 424만명에 그치며 이날 신규 개봉한 ‘외계+인 2부’에 밀려 박스오피스 4위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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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의 손익분기점은 전작보다 높은 720만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순제작비는 312억원, 마케팅비를 포함하면 346억원으로 역대 한국 영화 중 두 번째로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손익분기점도 높게 설정됐다. 시리즈 첫 작품인 ‘명량’의 제작비는 190억원, ‘한산’은 31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노량’과 ‘한산’이 3개월 간격을 두고 제작된 만큼 비슷한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대성창업투자 등 투자자들도 이같은 잠재성에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성창투는 3부작 시리즈물에 모두 투자했다. ‘노량’의 손익분기점은 전작보다 높은 720만명으로 설정됐지만 시장에선 무난한 성공을 점치기도 했다. 실제 ‘노량’의 개봉 시기가 ‘서울의 봄’의 개봉 5주차라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노량’의 손익분기점 돌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투자자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영화 투자는 제작비를 대는 재무적투자자(FI)가 수익을 가장 늦게 분배받기 때문에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티켓 판매금액 중 부가세(10%), 영화발전기금(3%)을 제외하고 극장(40%), 배급사(5%)가 수익을 챙긴 뒤에야 투자자에게 수익이 돌아간다.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경우 제작비를 제외하면 투자손실은 불가피하다.
이러한 구조를 적용해보면 ‘노량’의 관객 수가 500만 수준에 그칠 경우 투자자의 손실률은 30%대로 추산된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이후부터 수익이 발생해 1000만 관객을 돌파했을 경우 수익률은 15~20% 수준으로 점쳐진다. 이번주 들어 ‘노량’의 일 관객 수가 8일(3만615명), 9일(2만6972명), 10일(2만1181명) 등 2만~3만명 대에 그친 만큼 500만 관객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 등 2편 뿐이었다. 대부분의 영화가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하면서 후순위에 선 투자자들도 손해를 떠안게 됐다”며 “텐트폴 대작의 경우 제작비에 마케팅비용도 추가로 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높은 비용 대비 낮은 회수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