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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부산 美 '핵잠' 겨냥 탄도미사일…"노골적 핵 대결 선언" 비난(종합)

김관용 기자I 2023.12.18 02:54:16

김정일 사망 12주기 날 심야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약 570km 날아 동해상 탄착, 부산 온 ''미주리함'' 겨냥
한미 제2차 NCG 회의서 핵 작전 연습 실시키로 합의
北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 공세적 대응 절박케 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17일 심야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2일 이후 26일 만이다.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에 대한 반발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17일 오후 10시 38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약 57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고 합참은 전했다.

그러면서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다”면서 “한미일 간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2주기를 맞아 “위대한 김정은시대에 강성번영하는 조국을 우리 장군님이 보시면 얼마나 기뻐하시랴”라면서 각종 성과를 부각하는 여러 장의 사진을 실었다. 사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사진=뉴스1)
이번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를 고려할 때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550㎞다.

해군에 따르면 미주리함은 17일 오전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이번 입항을 계기로 한미 해군 간 교류협력을 증진하고, 연합방위태세를 더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해군은 전했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제1잠수함전대 소속인 미주리함은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길이 115m, 폭 10m, 만재배수량 7800t 규모다. 최대 속력 25노트(시속 46㎞)로 수심 250m까지 잠항할 수 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승조원은 13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미 원자력 추진 잠수함 입항은 지난달 22일 로스앤젤레스급 ‘산타페함’이 제주기지에 입항한 지 약 3주만이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으로는 2017년 제주해군기지에 미시시피함이 공개적으로 입항한 후 처음이라고 해군 측은 설명했다.

미국 해군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17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있다. (사진=뉴스1)
특히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배경에는 한미의 제2차 NCG 회의에 대한 반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했다.

실제 북한 국방성은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인 이날 오후 11시 8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NCG 회의 결과에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미 미주리함의 부산 입항에 대해서도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 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합참은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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