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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심근증 시장 점령할 ‘캠지오스’는?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 단백질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좌심실의 근육이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500명당 1명 꼴로 부모로부터 유전된다. 숨가쁨 및 두근거림부터 격렬한 흉통이나 급사까지 환자에 따라 그 증상도 천차만별이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기존에는 증상완화제(베타 아드레날린 차단제, 항부정맥제 등)를 복용하거나 급사 위험이 있을 경우 수술(심장제세동기 또는 심장 이식)을 진행해야 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초로 승인한 비후성 심근증 치료제 캠지오스는 심장 마이오신 결합을 억제하는 경구용 약물이다. 근육을 이루는 마이오신의 결합 활성을 억제해 근육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캠지오스의 개발사인 마이오카디아가 2020년 5월에 공개한 임상 3상 데이터에 따르면, 이 약물 투약군의 37%가 30주 후 심장 근육량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사실상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10월 BMS가 131억 달러(당시 한화 약 15조 1700억원)에 마이오카디아를 인수하면서, 캠지오스를 확보했다.
31일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캠지오스는 좌심실 심박출률 감소로 인한 심부전 유발 등 부작용 위험이 있으며, 이 약물의 1년 치료비는 약 8만9500 달러(한화 약 1억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 앤드 데이터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증 시장은 2019년(12억 달러)부터 연평균 2.1%씩 성장해 2027년 14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조 7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례자는 “기존에는 증상완화제 기반 1인당 1년 약값을 약 2500만원 수준으로 산정해 비후성 심근증 규모를 예측했다”며 “1년 처방 시 캠비오스의 가격이 증상완화제의 4배에 달하고 있다.이를 반영할 경우 해당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후발 신약 희귀의약품 지정 논의 활발”
셀트리온은 비후성 심근증 치료제 시장을 점령할 캠지오스의 후발주자로 ‘CT-G20’(성분명 시베졸린) 발굴했다. 현재 회사 측은 해당 물질에 대해 미국과 폴란드, 한국 등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023년 초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셀트리온은 지난 2019년 일본 내 한 제약사에 CT-G20에 대한 일본 판권을 2500만 달러 (당시 한화 약 283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내 임상 1상 등이 코로나19로 그동안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임상을 진행하려는 중이다”며 “FDA로부터 CT-G20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도록 관련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T-G20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심사 기간 등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는 이어 “비후성 심근증 치료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출시하기 위해 모든 전략을 세웠다”며 “이 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처음으로 등장한 만큼 우리도 시장변화를 주시하며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노바티스도 자사가 개발한 만성 신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 발사르탄)를 비후성 심근증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기 위한 유럽 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임상전문사이트인 클리니칼 트라이얼에 따르면 해당 임상은 영국 뉴캐슬대의 주도하에 2019년 5월 240명 환자에 투여하는 목표로 시작됐다. 오는 6월 30일까지 모든 환자에 대한 1차 데이터 수집이 완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