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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예고한 코스닥 기업들…내리막길 주가에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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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기자I 2022.03.17 00:03:37

SCI평가정보, 한국정보통신 등 물적불할 예고
업체들 "물적분할로 사업 전문성 강화"
물적분할 결정 후 주가 약세
신설법인 상장 시 기존 소액주주 피해 예상
쪼개기상장 논란에도…정부 규제에서 제외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 상반기 물적분할을 예고한 코스닥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은 물적분할을 통해 특정 사업분야를 담당하는 독립 법인을 신설함으로써 전문성과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물적분할을 발표한 뒤 업체들의 주가는 줄곧 내림세다. 물적분할한 법인이 추후 상장될 경우 기존 회사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코스닥 업체, 잇단 물적분할 예고…“경영 효율성 제고”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CI평가정보(036120)는 물적분할을 통해 채권추심사업과 신용조사사업을 담당하는 독립법인인 서울신용정보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정보통신(025770) 역시 지난달 말 회사분할을 결정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부문을 떼어 이지샵주식회사라는 법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ERP 사업은 인터넷으로 사업자의 입출금 및 세무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이밖에 에스맥(097780)도 지난달 터치스크린패널(TSP)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에스맥디바이스를 설립하기로 했고, 의류사업 업체인 크리스에프앤씨(110790)도 오는 5월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업체들이 잇달아 물적분할에 나선 것은 개별 법인을 설립해 사업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사업부문을 분리할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독립된 법인이 성장하면 투자 추가 여력도 생기고, 위기 시에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봤다.

코스닥 업체들은 물적분할 이후 신설법인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100%를 가져가는 구조로, 상장 후 유상증자를 시행해도 지분율이 낮아질 여력이 작아 업체들이 상장을 위해 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비상장사로 남더라도 추후 지분 투자자들이 상장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하는 만큼 물적분할은 상장을 위한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적분할은 자금조달 위해 자회사 상장을 전제로 하는 수단”이라면서 “비상장사라도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언젠가는 상장 주식이 됐을 때 조달력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물적분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적분할 후 주가 약세…제2의 LG화학 되나

다만 이 같은 결정이 발표되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악재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 사업을 떼어내 신설 법인을 상장하면 기존 법인의 기업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적분할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 주범인 LG화학(051910)은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상장하고 나서 주가가 급락했다. 상장 전날인 지난 1월26일 기준 LG화학 주가는 66만4000원이었지만 현재 44만2000원으로 33.4% 하락했다.

실제 물적분할을 발표한 한 코스닥 업체의 주주는 “물적분할로 계란 노른자를 떼어내면 어쩌겠다는 것인가”라면서 “주주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미 물적분할을 발표한 업체들의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SCI평가정보의 이날 주가는 3160원으로 분할결정을 공시한 지난 3일 대비 4.4% 하락했다. 한국정보통신 주가도 8730원으로 분할을 발표한 2월28일 대비 1.1% 내렸다. 에스맥도 이날 주가는 3340원으로, 분할결정 공시 이후 액면병합 주권 변경상장으로 매매거래 정지가 해지된 2월23일과 비교할 때 12.7% 떨어졌다. 크리스에프앤씨는 3만9450원으로 물적분할을 공시한 2월15일 이래로 8.8% 하락했다.

하지만 코스닥 업체들은 물적분할과 관련한 정부의 감독 강화를 피해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LG엔솔 물적분할 이후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지난 7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정책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물적분할 시 주주보호 정책을 보고서에 기술해 의무 공시하도록 조치했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추후 2026년 적용 대상 확대 계획에서도 코스닥 상장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적분할 시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이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서지용 교수는 “물적분할로 분할한 회사의 상장이 이뤄지면 모회사 주주들의 직접 지분이 없어지게 돼 새롭게 상장한 회사의 성과에 대한 수혜를 직접 받지 못하게 된다”면서 “이전까지 물적분할에 대한 강한 규제가 없었지만 LG엔솔 사태 이후 신주인수권 우선 부여 등 앞으로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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